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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에서 급 따뜻… 이상한 한반도 겨울, 이유 있다

이달초 강추위 ‘북극발 한파’ 영향
갑자기 포근한 날씨는 ‘푄 현상’ 탓

서울 낮 최고기온이 영상 13도까지 오른 25일 서울 서초구 잠수교 인근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외투를 벗어들고 산책하고 있다. 최근 국내 날씨는 강추위와 고온 현상이 번갈아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이번 겨울엔 강추위와 완연한 봄 같은 기온이 번갈아 나타나는 극단적인 날씨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월 중순까지는 아침 기온이 역대 최저값을 기록할 정도로 한파가 몰아쳤다가 하순 들어서는 고온 현상이 나타나며 일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온난화 경향으로 인해 이와 같은 기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가 장기간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 8일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를 기록하며 2001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이날 강원 산지 등에서는 영하 25도 안팎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약 5~6일 주기로 세 차례(1월 6~7일, 12일, 17~18일)에 걸쳐 집중적으로 눈이 내리기도 했다.

반면 1월 하순 들어서는 봄처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24~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3.9도로 역대 1월 중 일 최고기온이 가장 높은 순으로 역대 2위, 1월 하순 기준으로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1.5도)보다 12도 이상 높은 기온이다. 24일 철원(11.6도), 강화(12도), 이천(12.8도), 양평(13도), 영월(13.5도), 대전(14.5도) 등에서도 일 최고기온이 1월 하순 기준 가장 높은 값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달 말 중부지방에서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한 번 더 찾아올 전망이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금요일인 오는 29일 영하 12도, 30일 영하 10도로 예보됐다.

이처럼 한파와 포근한 날씨가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은 우선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패턴인 ‘삼한사온’으로 설명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는 대륙 고기압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는 패턴의 영향을 받는다. 김해동 계명대 기후환경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북쪽에 위치한 대륙 고기압이 확장될 때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며 영향을 미치고,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북쪽으로 확장할 때는 북쪽 찬 공기가 후퇴하며 일시적으로 따뜻해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달 초 강추위가 찾아온 것은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북극 기온이 상승하며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약 12㎞ 상공에 위치한 제트기류(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약해졌고,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고 있다. 또 온난화로 바렌츠-카라해 부근의 얼음 면적이 줄어들며 우랄산맥 부근에 따뜻한 공기덩어리가 위치하면서 대륙쪽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다. 북쪽 찬 공기가 강한 고기압을 비켜지나 중위도 지역으로 지속적으로 내려오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하순 들어 갑자기 포근한 날씨가 나타난 것은 ‘푄 현상’ 때문이다. 우리나라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불어온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한 공기로 바뀌어 서쪽 지방 중심으로 기온이 크게 올라갔다. 실제로 24~25일 강원영서, 충청·경기 등 서쪽 지역 위주에서 기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대륙 고기압이 확장했다가 다시 약화되는 시기에 맑은 날씨로 인해 강한 일사가 겹쳐지며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겨울의 급격한 날씨 변화가 기압계 배치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후 변동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지구적인 온난화로 인해 고려해야 할 기후 영향 요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해빙이 감소하면서 중위도 기후에 영향을 주는 고위도의 기후 변동이 커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라니냐 등 태평양에서의 겨울철 기후 변동이 중요했다면, 최근 들어 겨울철 중위도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북극 진동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기후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확하게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겨울철 평균 기온은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실제 체감하는 겨울철 날씨는 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한파와 폭설 등이 오히려 더 자주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애 정우진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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