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IEM국제학교 집단감염 왜? 한 방에 20명도… 비인가 ‘사각지대’

샤워실·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
시 “의심증상 있었지만 조치 없어”
홍천서도 관련 확진자 39명 발생

대전 종교단체 소속 비인가시설인 IEM국제학교에서 25일 13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지방에서의 집단감염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최대 20명의 학생들이 한방에서 단체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IEM국제학교 기숙사 내부 모습. 연합뉴스

132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쏟아진 대전 중구의 IEM국제학교가 ‘방역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안학교로 허가를 받지 않은 데다 관련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비인가시설도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할 수 있게 하는 대안교육법이 통과됐지만 시행까지는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이다.

대전시는 25일 중구 소재 IM선교회 산하 IEM국제학교와 관련한 확진자가 학생 112명, 교직원과 가족 등 20명으로 누적 132명이라고 밝혔다.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이 학교에서는 타 지역 거주자를 포함해 전체 학생 120명 중 93.3%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같은 선교회가 운영하는 광주와 경기도 용인의 다른 국제학교에서도 확진자가 확인됐다며 관련 시설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IEM국제학교를 찾은 강원도 홍천지역 학생 39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집단감염의 주된 원인으로 대규모 기숙 생활이 꼽혔다. 대전시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에서 3~5층이 기숙시설로 쓰였으며 한방에 적게는 7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묵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층에선 샤워시설과 화장실도 공동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유증상자가 발생한 이후 대처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처음 기침과 가래 등을 호소하는 학생이 나온 뒤 5명이 더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였지만 지난 주말까지도 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부가 일선 학교를 상대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어긋났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지침에서 교육부는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각종 학교를 상대로 가급적 기숙사를 1인 1실로 운영하도록 안내했다. 또 입소 학생이 의심증상을 보이면 보호자에게 연락한 다음 진단검사를 하게 했다.

문제는 해당 시설이 대안교육기관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원으로 등록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 결과 교육청과 구청 사이에서 관리·감독의 사각에 놓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종교시설로 볼지 교육시설로 볼지도 애매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대표적 대안교육 단체인 대안교육연대와 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가 교육부 지침을 소속 비인가시설에 안내하고 있지만 이 학교는 두 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운영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안교육기관을 기존의 허가제 대신 등록제로 운영하게 하는 ‘대안교육법’이 내년 1월 시행되면 이런 시설들도 법적 테두리에 들어올 것으로 봤다. 대안교육연대 관계자는 “(이번 사례를 참고해) 시행규칙 등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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