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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맹견책임보험

이흥우 논설위원


우리나라 애견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랑도 각별해 애완견이라 하면 눈총 받기 일쑤고 반려견이라 해야 교양인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됐다. 애견인구가 늘다보니 키우는 견종도 소형견의 대명사 치와와부터 그레이트 데인까지 다양하다. 반려견을 값으로 따지는 게 어폐가 있으나 한 마리에 수억~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사자개로 불리는 티베탄 마스티프도 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문패가 흔했던 시절의 아재 개그 하나.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이 대문에 ‘개조심’이라고 써놓은 패를 보고 ‘이 집이 개조심씨 댁이냐’고 물었다는 일화. 개물림 사고가 빈번했던 시절, 자기 집을 찾는 이에게 조심하라는 견주의 배려일 테다. 조선시대에는 개물림 사고로 뜻하지 않게 환관이 된 사례도 여럿 전해진다.

견주에게 개는 가족 같은 반려견일지 몰라도 타인에겐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일어난 개물림 사고는 총 1만292건에 이른다. 개에게 물리는 사람이 하루 평균 6명꼴로 발생하는 것이다. 개가 다른 개를 무는 사고까지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물림 사고는 주로 맹견에 의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도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5종과 그 잡종을 의무적으로 입마개를 해야 하는 맹견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법적인 분류일 뿐 이외에도 마스티프, 라이카, 오브차카, 캉갈, 울프독 등 맹견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견종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맹견으로 분류할 수 있는 개 2만여 마리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다음 달 12일부터 맹견 소유주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자동차 책임보험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미가입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키우는 맹견을 가족으로 생각한다면 가입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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