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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로봇 늘면 일자리·임금 상승률 떨어져”

한은 ‘보급이 미치는 영향’ 연구


국내 제조업의 로봇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동차, 전자부품·컴퓨터 등 주력 산업에서 로봇의 생산라인 침투 속도가 더 빨랐다.

한국은행은 27일 이런 내용이 담긴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 로봇 운용 대수(국제로봇연맹 통계 기준)는 2000년 3만8000대에서 2018년 30만대로 약 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계 전체의 로봇 대수는 75만대에서 243만9000대로 3.2배가량 늘어난 데 그쳤다.

국내 로봇 보급은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2000~2007년 연평균 7000대 수준이던 로봇 판매 대수는 2010~2018년 연평균 3만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미국(1만5000대→2만7000대), 독일(1만3000대→2만대) 등에 비해서도 가파른 성장세다.

‘로봇밀집도’(종사자 1000명당 로봇 운용 대수) 역시 2000~2007년 연평균 1.26대에서 2010~2018년 5.28대로 확대됐다. 2018년 한국의 로봇밀집도는 77.4대를 나타내 싱가포르(83.1대)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정도가 됐다.

한국의 로봇 보급이 빨랐던 이유는 산업 구조적인 영향이 컸다. 2019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제조업 생산 가운데 전기·전자(32.2%) 화학(15.4%) 운송장비(11%) 기계장비(9.1%)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로봇화가 용이하다.

로봇의 증가는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에 영향을 미쳤다. 로봇밀집도에 해당 산업 여건 변화를 반영한 ‘로봇침투도’ 지수가 높아질수록 종사자 증가율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0~2018년 로봇침투도가 1단위 상승하면 종사자 수 증가율은 0.11~0.12% 포인트 낮아진다고 추산했다. 같은 조건에서 실질임금 상승률도 0.27~0.29% 포인트 떨어졌다. 보고서는 “해당 산업 부가가치 변동 없이 종사자 1000명당 로봇이 1대 증가할 경우 종사자 수 증가율은 0.1% 포인트, 임금 상승률은 0.3% 포인트 가량 하락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로봇 보급도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자리 확대를 위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을 적극 발굴하면서 산업 부문 간 노동이동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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