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복음화 ‘열정의 31년’ 이신숙 선교사 추모 물결

부부 함께 마나우스서 사역… 현지서 코로나 병세 악화돼 별세

이신숙 선교사(앞줄 가운데 오른쪽)와 이성전 목사(왼쪽) 부부가 2019년 12월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뒷줄 왼쪽 두 번째가 경승씨. 오른쪽 끝은 둘째 아들 재승씨다. 이성전 목사 제공

브라질에서 31년간 선교사로 사역하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3일(현지시간) 64세를 일기로 별세한 이신숙 선교사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 선교사를 파송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도 오는 5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 예배실에서 조문예배를 드리고 고인과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무증상 감염자였던 이 선교사는 지난 15일 병세가 상당히 악화된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9일 만에 숨을 거뒀다. 이 선교사의 시신은 화장 절차를 마쳤다. 은퇴하면 한국으로 돌아가길 원했던 고인의 뜻을 따라 조만간 한국으로 송환할 예정이다.

코로나19는 이 선교사 가족을 차례로 덮쳤다. 아마조나스주의 주도 마나우스에서 선교사로 동역하던 남편 이성전(66) 목사는 지난해 12월 29일 가족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병세가 호전되면서 퇴원했지만, 폐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이 목사는 3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고통 중에도 마나우스의 코로나19 상황을 걱정했을 정도로 브라질 사람을 사랑했던 아내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면서 “너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기도하며 아픔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마나우스는 브라질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높은 편으로 최근에는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나우스가 속한 아마조나스주는 1일부터 락다운(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이 목사는 마냥 슬퍼할 수 없다. 아들 경승(41)씨 역시 코로나19로 투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경승씨는 어머니의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과 산소통 등을 갖고 마나우스에 온 뒤 감염됐다. 이 목사는 “아들의 병세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미국 GP선교회에서 선교사 훈련을 받으며 감리회 목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아들이 완치돼 소명에 따라 사역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기감 소속인 이 선교사 부부는 1990년 브라질 마나우스로 파송됐다. 그동안 ‘중앙교회’ ‘무치렁교회’ ‘노보이스라엘 예광교회’ ‘마나우스 선교센터’ ‘은혜교회’ ‘알프레도 나시멘투교회’ 등을 세웠다. 문맹 퇴치를 위해 93년과 2003년 각각 무치렁초등학교와 알프레도 나시멘투초등학교도 설립했다. 부부는 아마존강의 지류 중 하나인 네그루강에 선교선을 띄워 오지의 인디오 마을을 찾아 복음을 전했다. 이 선교사는 특히 어린이 전도에 관심이 커 현지인을 대상으로 강의하며 브라질 다음세대 양육을 도왔다.

한 브라질 교민은 부고 기사에 댓글을 달고 “교회를 한글학교 수업장소로 빌려주시는 등 한국 아이들을 위해서도 큰 힘을 쓰셨던 분이었다”면서 “종교는 다르지만 기도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의 별세 소식을 알린 기감 홈페이지에는 조묘희씨가 “주님과 함께 참 평안을 누리고 영원한 안식에 드시길 바란다. 유족에게 보혜사 성령님의 위로가 있길 기도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목사는 “아내의 삶과 신앙, 선교에 대한 열정이 녹아 있는 브라질 이곳에서 생을 마치고 싶다”면서 “복음에 빚진 자로 하나님께서 부를 때까지 선교사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문예배에서 설교하는 이철 감독회장은 “순교적 삶을 살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이 선교사님의 삶을 통해 복음의 능력이 더욱 크게 확산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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