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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그들만의 성과급 잔치

손병호 논설위원


코로나19 상황과 성장산업 판도 변화 과정에서 수혜를 입은 대기업들에서 성과급 잔치가 한창이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성과급으로 연봉의 50%를, 반도체 사업부는 47%를 준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연봉의 20%를 지급하기로 했다. LG화학에서 분사한 배터리 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기본급의 245%를, LG화학의 화학부문은 기본급의 400%를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삼성 반도체 사업부에선 같은 회사인데 왜 우리 성과급은 연봉의 50%가 아니라 47%냐는 볼멘소리가 들리고, 하이닉스 직원들은 삼성은 47%인데 왜 우린 20%에 불과하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도 얼마 전까지 같은 회사였는데 왜 우린 400%가 아니냐는 불만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직원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게 맞고, 액수도 적정하게 산출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직원들의 불만 제기도 일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연봉이 센 회사의 직원들이 고액연봉에 더해 수천만원대의 성과급까지 받는다는 뉴스가 넘쳐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코로나로 실직을 당하거나 무급휴직 중인 이들이 많고, 영업제한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부지기수인데 소수 상위 직장인들만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집에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겼어도 옆집에 초상이 났으면 쉬쉬하고 있는 게 도리다. 그러나 옆집 사정은 안중에도 없이 ‘그들만의 잔치’에 정신이 없고, 게다가 잔칫상 먹을거리로 싸움까지 벌이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번 일은 애초에 경영진이 성과급 산출이 공정하냐 아니냐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세심히 챙겼어야 했고, 불만이 제기됐으면 노사가 내부적으로 조용히 해결할 일이지 이렇게 온 국민에게 열패감을 주면서 연일 인터넷을 달굴 사안도 아니었다. 해당 기업들이 돈은 많이 벌었을지언정 국민의 마음은 크게 잃었을 것이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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