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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조두순도 받는 복지의 의미

조민영 온라인뉴스부 차장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관련 뉴스는 나왔다 하면 여론을 달궜다. 그의 출소를 예고하던 기사에는 그가 우리 일상 속으로, 피해자의 곁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막길 바라는 마음들이 폭발했다. 출소 후 경기도 안산에 거처를 잡은 후에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의 관심 대상이었다. 분노의 감정, 그리고 그 기저에 깔린 두려움이 그를 향한 관심의 이유였다.

그런 그와 그의 아내에게 국가가 매달 120만원가량의 복지급여(기초연금 30만원, 생계급여 62만6424원, 주거급여 26만8000원 등)를 지급한다고 한다. 우리 일상으로 들어오는 것조차 반대했던, 참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지원금이 간다니. 국민적 분노는 또 터져 나왔다. “저런 범죄자를 돕자고 세금 낸 게 아니다”는 불만, “이 세상에 진짜 도와야 할 이도 제대로 못 돕는데”라는 현실적 문제가 분노에 겹쳐졌다. 급여 자격을 심사했던 안산시가 이런 분노를 몰랐을까. 그럴 리 없다. 이쯤 되면 ‘대체 왜?’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조두순이 급여 수급 자격을 얻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그날, 딸이 조두순 이름에 관심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는 ‘그 나쁜’ 조두순이 ‘그렇게 빨리’ 출소해서 ‘멀쩡히’ 살고 있다는 데 화난 사람이 많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정부의 복지 제도에 따라 매달 100만원 넘는 지원을 받게 됐다”는 상황을 설명하니 역시나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런 아이에게도 물었다. “그런데도 왜 국가는 지원하는 걸까.”

조두순의 급여 수급은 예측된 일이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월 소득이 전무한 그가 기초연금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주거급여법이 정한 지원 기준에 모두 부합하기 때문이다. 전과를 이유로 지급을 제한할 규정은 어느 법에도 없다. 이들 급여는 ‘생활 유지 능력이 없거나 어려운 국민의 최저 생활을 보장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공공부조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을 투입해 직접적으로 현금을 줘 ‘돕는’ 제도다. 시혜성 논란 속에서도 공공부조는 여러 국가에서 유지, 발전해 왔고 한국의 복지 시스템에도 기본권으로 자리잡았다.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다시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조두순을 지원하는 일차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18개의 전과가 있는, 너무나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인간적 존엄성도 보호 대상이냐는 질문이 남는다. 5학년 아이조차 “조두순은 다른 사람의 존엄성을 빼앗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인간답게 살도록 도와줘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답은 조두순이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바라보는 데서 찾아질 것 같다. 조두순의 삶을 또 다른 극한으로 내모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의 안전을 더 높이는 일이냐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산업화 시대 도시 빈곤이 늘면서 이들을 구제하는 수단으로 도입된 공공부조의 역사에서도 확인된다. 극빈층이 사회적 부랑아가 돼 사회불안 요소가 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국가 차원에서 있었던 것이다.

‘재범 우려마저 제기되는 성범죄 전과자를 다른 장치 없이 사회로 내보내는 것이 우리 공동체의 안전과 존엄성을 위해 정당한가’는 별론으로 계속 고민할 문제다. 다만 이미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일원으로 나와버린 그가 다시 이 사회의 ‘버그’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 공동체의 중요한 과제임을, 사회의 안전을 지키려는 것이 복지의 또 다른 이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민영 온라인뉴스부 차장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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