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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이웃국가

이흥우 논설위원


한반도는 북으로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동으로는 일본과 이웃하고 있다. 네 나라 영토에 변화가 없는 한 중·러·일 3국은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의 영원한 이웃 국가이다. 이웃은 잦은 왕래로 사이가 좋을 때도 있지만 다툼도 잦은 애증의 관계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외국과의 전쟁은 먼 나라와의 싸움이 아닌 거의 전부 중국과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비롯됐다.

단군 이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한·중·일 3국은 공유하는 역사가 적지 않아 서로를 향한 애증의 정도가 다른 나라를 대할 때보다 남다르다. 유독 중국이나 일본에 지기 싫어하는 우리 국민의 DNA가 중국인이나 일본인에게도 존재한다. 우리나라에 중국인과 일본인을 비하하는 말이 있듯이 중국과 일본에도 서로를 얕잡아 부르는 말이 있다.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이래 ‘우호협력관계’에서 ‘협력동반자관계’를 거쳐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확대, 발전해 왔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당국이 한한령을 내리는 국면에서도 표면적인 관계 변화는 없다. 그러나 한·일 관계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천명한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후퇴에 후퇴를 거듭, 두 나라 정부가 양국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놓고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벌어졌다.

국방부는 최근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이웃 국가’로 표기했다. 2018년의 ‘동반자’에서 격하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펴낸 방위백서에서 ‘한국과 폭넓은 분야에서 방위협력을 촉진한다’는 문구를 삭제한 데 대한 대응 성격이다. 그런데 외교부는 ‘2020 외교백서’에서 지난해 ‘이웃 국가’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로 오히려 격상시켰다. 국방부는 내리고 외교부는 올리고, 참 부처 간 손발이 안 맞는다. 이런 와중에 중국은 계속해서 중국이 김치 종주국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으니 이래저래 이웃 국가발 불쾌지수만 높아진다. 일반 가정이라면 못된 이웃을 피해 이사라도 할 텐데….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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