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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론 자유 위축시킬 징벌적 손배 입법 중지해야

여당이 인터넷 가짜뉴스 근절을 명분으로 언론사에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마친 뒤 관련 법안들을 2월 국회 중점처리 법안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TF는 애초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 유튜브나 SNS 등을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만 포함하겠다는 입장이었다가 기존 언론까지 포함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간 1인 미디어 등이 돈벌이나 인기를 노리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은 허위 뉴스를 양산해 여론을 오도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적 가치인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또 현행법으로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인신 구속과 형사 처벌이 가능한데 징벌적 배상까지 허용하는 것은 과잉 입법이다. 입법이 이뤄지면 언론사를 겨냥한 소송이 남발되고, 특정 언론에 악감정을 품은 이들이 징벌적 배상을 마구잡이로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취재와 보도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해 공익을 목적으로 한 명예훼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가짜뉴스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민주주의의 토대인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면 더 큰 공공의 이익이 침해된다.

여당의 언론 통제 입법은 노무현정부 시절 ‘언론 개혁’이란 기치 아래 언론사 사주 지분 제한과 기자실 개편 등을 추진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야당에서는 여당이 국회 과반 의석의 힘으로 검찰과 사법부에 이어 언론까지 재갈을 물리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위헌 소지가 다분한 언론 규제 입법을 여당은 중단하기 바란다. 가짜뉴스의 범람을 막으려면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가능한 대책들부터 살피는 게 먼저다. 이를 소홀히 한 채 위헌적 입법부터 들이밀면 큰 저항에 부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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