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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동학개미들의 ‘연휴병’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요즈음 많은 직장인들이 월요병이 사라졌다고 한다. 예전엔 일요일 오후만 되면 다음 날 회사 출근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져 월요병을 앓곤 했으나 지금은 반대란다. 월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단다. 왜? 주말에 문을 닫은 주식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주가지수가 최저점(3월)을 찍고 수직 상승하자 너 나 할 것 없이 증시에 뛰어든 뒤 나타난 새로운 현상이다. 지수 상승 주역인 개인투자자, 소위 ‘동학개미’들이 상승장의 돈맛을 본 뒤로는 월요일 출근길 발걸음이 가벼워졌다는 것. 오히려 주식시장이 안 열리는 주말이 심심하고 허전해 주말병이 생길 정도라니 말 다했다.

주식 열풍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주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으니 직장인은 물론 주부 학생 군인까지 투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주린이’(주식 초보자)도 넘쳐난다. 2030세대는 빚투(빚내서 투자)도 마다치 않는다. 맘카페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온통 주식 얘기다. 이러니 장이 시작되는 오전 9시를 학수고대할 수밖에.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런 열풍을 9일자에 상세히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실태를 전하면서 “오전 9시 주식 거래가 시작되면 젊은 사원들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는 현상이 언론에서 다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사 눈을 피해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풍경을 묘사한 것이다.

오늘부터 설 연휴다. 주말을 포함해 주식시장은 4일간 열리지 않는다. 동학개미들에게는 지루하고 괴로운 날들이겠다. 장밋빛 증시를 꿈꾸다 주말병보다 증상이 더 심한 연휴병에 걸릴지 모르겠다. 그런데 증시가 상승장만 펼쳐지는 게 아니다. 큰 폭의 하락장도 올 수 있다. 버블(거품)이 꺼질 때도 대비해야 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주식시장에 달려드는 지금이 상투(고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상황이 버블경제가 절정을 이뤘던 1980년대 말의 일본을 닮았다”면서 거품이 터지면 특히 젊은 사람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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