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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퓰리즘 경연장으로 전락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포퓰리즘 경연장으로 전락했다. 당선돼도 1년짜리 시장에 불과한데 여야 예비후보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공약들을 들여다보면 1년 안에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절로 생긴다. 당내 경선 단계에서도 이런데 본선에서 뛸 주요 정당 후보가 확정되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듯하다. 선거철마다 도지는 고질이 포퓰리즘이다. 공약 이행은 나중 문제고 당선이 먼저라는 구태가 여전하다 보니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公約) 아닌 공약(空約)이 봇물을 이룬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신혼부부에게 내 집 마련에서 출산 이후까지 9년간 1억1700만원의 이자를 서울시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여기에 드는 상당한 규모의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나 예비후보는 서울시 예산의 100분의 1도 안돼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당내에서조차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주 4.5일 근무제와 조정훈 시대전환 서울시장 후보의 주 4일 근무제 공약도 마찬가지다.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면 모를까 서울시장이 민간 분야에 주 4.5일 또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맞게 언젠가는 가야 할 길이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다.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가덕도신공항 공방으로 달아오른 부산시장 선거전은 정도가 훨씬 심하다. 선심성 공약으로 먼저 포퓰리즘 경쟁에 불을 당긴 건 민주당이다. 부산시장 선거가 없었어도 가덕도신공항을 이렇게까지 서둘러 추진하지는 않았을 게다. 10조원이 넘게 드는 국책사업을 졸속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비판에도 2월 임시국회에서 기어이 특별법을 밀어붙이려는 이유도 오로지 선거에 있다.

국민의힘이 맞불 공약으로 내놓은 한·일 해저터널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문제 하나만으로도 논란이 뜨거운데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는 한술 더 떠 부산 도심과 신공항을 잇는 하이퍼루프 건설 공약을 제시했다. 하이퍼루프는 초고속 진공열차로 미래의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로 언제 개발이 완료될지 모른다. 시민들이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하지 못할 거라 여긴다면 착각이다. 다수가 공감하고 실현 가능하며 민생친화적 공약을 내놓는 후보가 시민의 선택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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