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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블랙리스트 유죄’ 靑 윗선 개입 여부 등 수사 확대해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산하 공공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이제는 청와대의 윗선 개입 여부를 규명해야 할 차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9일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고, 관련해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해서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 선고는 현 정부 들어서도 이른바 ‘인사 블랙리스트’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아직 1심이긴 하나 전 정권의 ‘문체부 블랙리스트’를 적폐로 규정했던 정부가 인위적 ‘찍어내기’로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게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다.

특히 법원은 판결문에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2007년 이후 이처럼 대대적이고 계획적으로 사표를 받는 관행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대적이고 계획적으로’라는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이번 사건이 과연 두 사람만의 작품이었겠느냐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장관 등은 임원 13명한테 사표를 받아내고, 현 정권이 낙점한 15명의 채용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일개 장관이나 비서관급 인사가 수십명의 사퇴와 임명을 다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 전 비서관의 직속상관인 인사수석,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반드시 규명해야 할 이유다.

게다가 이번 일은 현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김태우씨의 폭로로 드러나게 됐는데, 김씨는 폭로 당시 환경부뿐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330개 공공기관 임원 관련 파일을 정리했다고 주장했었다. 야당도 환경부 외 다른 부처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김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결이 나온 만큼 이들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권도 떳떳하다면 더 이상 관련 수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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