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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육계 학교폭력,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국가대표급 배구 선수들이 중·고교 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성적과 메달에 집착하고, 인성보다는 실력을 우선하는 스포츠계의 고질병이 또 터진 것이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에 이어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송명근 심경섭이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영·다영 선수와 중학교 시절 배구부에서 함께 생활한 한 네티즌이 상습적으로 행해졌던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이어 고교 시절 송명근에게 급소를 공격당해 고환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중학교 때는 심경섭에게 폭행당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해당 선수들과 구단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비판 여론은 더 거세지고 있다. 구단 측이 즉각 징계 대신 선수의 심신 안정을 이유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선수 본인의 잘못이지만 구단도 공범이다. 이에 분개한 또 다른 피해자들의 새로운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적 만능주의는 우리 스포츠계의 해묵은 문제다. 운동만 잘하면, 대회에서 금메달만 딴다면 설령 인성이 좋지 않고 동료 선수들을 폭행해도 주변에서 모른 척 넘어가는 풍토였다. 트라이애슬론 최숙현 선수가 스포츠계의 폭력을 고발하고 세상을 떠난 지 약 8개월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의 문제는 개선된 게 없다. 이번에 학폭을 폭로한 피해자들은 어릴 적부터 가해자들과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였다. 중·고교 시절 학교 내에서 상습적인 폭행이 일어났지만 감독이나 코치 등 어른들은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훌륭하지 못하면 스포츠계에 발을 붙일 수 없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줘야 한다. 또 체육계 폭력을 뿌리뽑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구단 측의 책임감 있는 조치와 가해 선수들의 진심 어린 사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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