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서귀포의 풍광, 105개 마을 사연 엮어 ‘관광 성지’ 만든다

구름을 뚫고 나온 햇살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비추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서귀포시가 개최한 제9회 아름다운 서귀포 사진공모전 입상작. 서귀포시 제공

관광일번지 제주 서귀포시가 ‘위드 코로나’시대에도 핫 플레이스(hot place)가 되기 위해 새로운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태엽 시장은 프로젝트팀을 신설해 관광융복합 콘텐츠 발굴에 착수했다.

프로젝트팀은 성산일출봉, 송악산, 주상절리대 등 자연관광지의 인기는 지속되고 있지만 독특한 경관을 제외하곤 별다른 관광 콘텐츠가 없다고 판단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지만, 관광 마케팅이 정확한 목표없이 추진되는 점도 문제였다.

시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이후 관광 지향이 건강 행복 자연으로 이어지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서귀포의 매력을 연결하는 신규 코스관광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오름과 바다 돌담과 밭이 어우러진 농촌의 풍경은 물론, 시장과 미술관이 있는 원도심의 지리적 특이성, 서귀포지역 105개 마을이 갖는 인문 지리학적 특성들을 모두 펼쳐 놓고 개별 관광객들의 욕구에 부합하는 신규 상품을 엮었다.

가장 먼저 서귀포 원도심에 ‘사람 중심’ ‘자연 중심’ 두 가지 길을 개발했다. 서귀포 앞바다와 한라산이 절묘한 풍경을 이뤄 ‘한국의 나폴리’로 불리는 원도심은 자연과 예술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천지연 폭포와 새연교 다리를 비롯해 도심 내 공원이 6곳이나 있고, 이중섭미술관과 거주지 기당미술관 이왈종미술관 등 문화 공간과 재래 시장이 인접해 있다.

세 시간 길이의 자연 코스, 한 시간 거리의 도심 코스 도보관광도 개발했다. 원도심 도보투어 지도를 발간하면서 각 장소의 특성을 기입해 관광객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골라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중섭거리는 개방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예술적 모험가들이 가야 할 장소로, 자구리 공원은 추진력과 성취감을 사랑하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들이 가야 할 장소라고 부연한 것이다.

마을 투어 프로그램 개발도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의 용도는 단순히 마을 걷는 데에만 있지 않다. 핵심은 서귀포 105개 마을을 계절에 따라 동행자에 따라 적합한 코스로 선별해 제시한다는 데 있다.

겨울코스 중 연인코스는 함께 걸으며 ‘인생샷’을 남기고 싶은 연인들의 기호를 반영해 걷기 좋고 경관이 뛰어난 장소를 연결했다. 반면 가족코스는 카약과 테우(제주 전통 배) 체험, 감귤 과즐 체험, 오름 오르기, 시장 방문 등 3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최근 개발한 봄코스는 반려견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50·60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고품격 힐링투어도 개발중이다. 10인 이하 소규모 관광객들이 낚시 승마 스킨스쿠버 요트 등의 스포츠나 올레 길을 걷을 수 있도록 테마별 장소와 맛집, 자연 해설사를 연결해주는 올인원 상품이다. 시는 자신의 취미를 존중하며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오팔세대(Old Peolpe with Active Lives) 신 노년층을 제주의 새로운 관광 소비층으로 흡수하기 위해 미술관 투어, 건축 문화, 요리 체험 등 다양한 테마를 고민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이처럼 관광객 니즈에 부합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관광객들의 여행 편의를 더하려는 데 있다. 소규모 관광이 늘수록 여행 동선을 짜는 부담이 개별 여행자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홍기확 서귀포시 관광진흥팀장은 “코로나19 이후 개별화된 관광 패턴에 부응하기 위해 동행자별, 여행 목적별, 계절별 맞춤형 코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목적에 맞는 여행을 서귀포시에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엽 서귀포 시장

코로나 확산으로 제주 전체 위기
관광콘텐츠 개발 프로젝트 꾸려


"관광객 각 개인의 개성과 욕구에 맞춘 상품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김태엽(사진) 서귀포시장은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관광지형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시장은 "단체관광에서 개별관광으로 바뀐 흐름이 다시 나홀로·커플·친구와의 여행으로 한층 단촐해졌고, 맛집을 찾던 사람들이 이젠 '나만의 맛집'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벤트를 차려 놓고 대규모 인원을 모객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서귀포시는 이런 관광객들의 요구에 맞게 섬세한 관광상품으로 '위드 코로나'시대에도 굳건한 관광의 성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시장에 취임했다. 제주 전체가 관광의 위기에 빠져 있을 때였다.

김 시장은 즉각 관광 전문가는 물론 새로운 시각을 가진 공직자를 중용해 관광 콘텐츠개발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이들은 현장 방문을 통해 새로운 관광 지형을 파악하고 관광객들의 개별 욕구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서귀포시가 관광객 1026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새 시대에 맞는 관광 정책을 고안하기 위해서였다.

"프로젝트팀이 가동되면서 웰니스관광, 마을관광, 언택트관광 콘텐츠들이 끊임없이 발굴되고 있습니다."

김 시장은 "기존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관광정책을 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제 서귀포는 힐링 치유 웰빙을 결합한 '체류형 웰니스 관광도시'를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욕구에 맞춘 섬세한 관광 상품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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