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시론

[시론] 향후 10년의 건강 청사진

최보율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


향후 10년의 건강정책이 담긴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이 지난달 27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각 부처의 역할이 논의된 후 발표됐다. 이 계획은 2017년부터 시작된 오랜 논의와 고민의 결과물이다. 2017년 5차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추진단이 발족된 데 이어 2019년 종합계획 수립위원회가 구성돼 민간 전문가와 담당 공무원 96명으로 구성된 6개 분과에서 28개 중점과제 초안을 마련했다. 이 위원회에서 작성한 초안을 설명회, 공청회,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과 관련 기관·단체들에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거친 끝에 이번 계획을 완성했다.

제5차 계획은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를 만든다는 비전 아래 건강수명 연장과 건강형평성 향상을 총괄 목표로 정했다. 2002년 작성한 1차 계획의 총괄 목표는 건강수명의 연장이었고, 2006년 발표한 2차 계획의 총괄 목표에 건강형평성 제고가 추가되면서 4차 계획까지 이르렀으나 건강형평성 제고는 사실상 선언적 목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5차 계획에서는 전국과 지역의 형평성 관련 지표를 산출하고, 소득수준 간 보건지표를 만들어 목표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구체적이고 계량적인 목표를 갖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수립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번 계획의 과제에는 6가지 기본 원칙을 담았다. 건강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개인의 건강 실천과 함께 다양한 사회 환경과 생활 여건도 중요하므로 ‘우리 사회의 모든 정책에 건강을 담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더불어 ‘보편적인 건강 수준의 향상과 건강형평성 제고를 함께 추진한다’는 항목에 ‘모든 사회 구성원의 건강권’이라는 개념도 넣었다. 또 특정한 시기 혹은 공간의 건강 추구에서 나아가 임신부터 출산, 성장, 노화의 모든 생애 과정과 모든 생활 현장에서의 건강증진 활동의 실천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모든 생애 과정과 생활터에 적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건강은 개인의 실천과 더불어 건강한 사회 환경과 물리 환경을 만들어야 완성된다는 개념은 ‘건강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한다’로 담았다. 그리고 ‘누구나 참여해 함께 만들고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원칙으로 건강형평성의 추구와 사회 구성원의 자율적 참여를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건강은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부문과 분야가 적극 참여하고 협력해야 하는 과제임을 확인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는 고령화·저출산과 관련된 인구 변화와 환경오염, 기후변화, 도시화와 세계화, 디지털 정보와 인공지능·로봇·분자생물학 등의 과학기술 발전, 개인화와 무한 경쟁, 공동체 붕괴와 다문화 공존 등으로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은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변화가 개인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그 변화 양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건강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와 연구를 시행해 그 결과를 종합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은 보건복지부만의 계획이 아니다. 중앙정부의 모든 부처와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 구성원 개개인은 물론 민간과 공공기관, 단체, 사업체 등이 이 종합계획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행과 실천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건강에 대해 충분히 투자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지원하고 지지하며, 때로는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제언을 하는 주체가 돼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최보율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