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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유진 효과와 힐링 문화

TV조선 제공

의학계에서는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말이 있다. 마더 테레사라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고 면역 호르몬인 IgA가 높아지고 치유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많이 나오는 현상이다. ‘이웃을 돕고 사랑하며 친절한 행동과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을 듣거나 보기만 해도 마음에서 힐링이 일어나고 행복해지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슈바이처 효과’라는 말도 있었다. 아프리카의 성자인 슈바이처 박사 이야기만 들으면 훈훈해졌던 기억이 있다.

새해 우리 대한민국에는 두 가지 좋은 소식이 있었다. 하나는 ‘G7 소식’이다. 한국이 세계 최고 선진국 대열인 G7에 들어갈 것이란 뉴스였다. 이제 국민소득과 경제 수준으로 한국을 능가할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밖에 없다. 물론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가장 적게 본 탓이 크지만, 이 쾌거는 모든 국민이 하나 되어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있는 총체적 시민 역량의 승리라고 본다. 거기에다 교육 문화예술 스포츠 등 영역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 빛을 발하고 있다. 정말 감사할 제목이다.

두 번째는 이른바 ‘전유진 효과’이다. 한 소녀가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장 위로가 필요한 시점에 국민에게 힐링을 선물해 준 것이다. 그는 ‘리메이킹’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전유진이 부르는 곡은 오래된 노래들도 모조리 명품이 됐다. 그리고 전유진의 노래를 한 번 들으면 반드시 다시 듣게 돼 있다. 그의 강점은 청중을 깊이 있는 음악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다. 천부적 목소리에 음의 조절 능력도 탁월하지만 탄탄한 중저음의 기초 위에 깨끗한 고음을 건축해, 명품 트롯을 만들어 내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다. 가장 큰 장점은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로, 발성에 무리가 없고 매우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물론 전유진 효과에는 그녀의 청순미와 착한 마음씨도 포함된다. ‘이미자’ 이후 이런 가수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전유진은 이렇게 IMF 때의 박세리, 금융위기 후 김연아처럼 힐링의 아이콘이 됐다.

최근 그는 ‘미스 트롯2’에 출전해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5주 연속 대국민투표 1위를 차지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14명이 진출하는 준결승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곧바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다. 필자 주변 사람들도 상처받고 낙망하며 안타까워했다. 모두 앵그리(angry) 세대가 돼버린 것 같다. 마치 손흥민 선수가 마지막 평가전에서 부진하다고 해서 국가대표에서 탈락시킨 것 같은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욱이 제작사의 진정성이 결여된 위압적 해명은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물론 제작사로서도 전유진을 탈락시킬 수밖에 없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경제 논리에 집착하다 보니 큰 틀에서 상황을 분석하는 지혜가 없었다. 이 경우에는 대중의 뜻이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더욱이 대중문화에서 최종 심사위원은 소비자인 일반 국민이다. 그리고 이 시대는 ‘시장성’이 모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 해도 대중이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면 사장되는 시대이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문제는 ‘회복 탄력성’이다.

전유진의 진가는 탈락 후 드러났다. 그는 손편지에서 ‘제가 떨어져서 아픈 마음보다 응원해 주신 팬들의 마음이 아플까 걱정’이라며 ‘바르고 착한 어른으로 커서 마음을 치유하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다. 이 편지로 그는 이겼다. 씨름 용어로 ‘한판승’이었다. 그는 분명 한국 가요계의 옥동자이다. 옥동자를 분만하면 잘 키우고 보호해야 한다. 그녀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응원해줘야 한다. 한류연구소 한승범 소장도 “그는 수년 내에 K-트롯 한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을 재원이다. 단언컨대 그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21세기 한류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그의 손편지에서 ‘치유’라는 말에 주목한다. 한 어르신은 댓글에서 평생 불면증에 시달려 왔는데 전유진의 노래를 메들리로 듣고 있으면 스르르 잠이 든다고 했다. 정말 모든 영역에 치유가 필요한 대한민국에 힐링 문화를 주도하는 전유진이 되기 소망한다.

필자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좋은 대학을 나왔지만 사실 세 번이나 낙방했다. 중학 입학시험, 대학 입학시험, 대학원 박사과정 입학시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런데 지금 되돌아보니 낙방이 ‘교만의 해독제’가 되었다. 항상 성공만 했다면 지극히 이기적이고 남을 무시하는 무례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과거의 낙방과 실패에 감사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전유진의 좌절’이 결국 약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력 발휘도 제대로 못 해보고 뼈아픈 좌절을 겪었지만, 이것이 나중에 엄청난 성공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이번 상처와 아픔이 민족 고유의 한이 녹아있는 장르의 트롯을 소화해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소망을 가져본다.

끝으로 전유진 양에게 이런 편지를 쓰고 싶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지요. 그래도 감사하기 바랍니다. 큰 부담이 되겠지만 ‘전유진 효과’가 지속하도록 평생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힐링문화의 중심에 서서 K-트롯 세계화의 주역이 되길 바랍니다. 적절한 시점에 엄청난 가능성과 잠재력을 확인하였으니 이제 학업에 전념하며 틈틈이 실력과 인성을 쌓아가길 바랍니다. 이번 일을 통해 많은 국민의 사랑을 확인했으니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삶을 바랍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제작사도 결과적으로 유진 양을 성장시키는데 한몫을 했고 정신적인 성숙의 기회를 주었으니 감사하기 바랍니다. 부디 착하고 바른 어른으로 자라가길 기도하겠습니다.”

황성주 (사랑의병원 병원장, 이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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