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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정부 전방위 사찰 의혹 철저히 진상 규명하라

이명박(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법조인, 언론인 등 1000명 가까운 인사 동향을 파악한 자료가 드러나 충격이다. 이 자료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 국세청, 경찰 등으로부터 관련 신원정보 등을 파악해 국정원이 관리토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한 대규모 불법사찰로 그냥 덮고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사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선거용 의혹제기라면 그 또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찰 자료는 MB정부 때 야권 인사로 낙인찍힌 김승환 전북교육감 등 18명의 국정원 상대 정보공개 청구로 존재가 드러났다. 김 교육감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문건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지시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국회도 견제하기 위해 의원 전원에 대한 신상자료 관리가 필요하다’는 언급이 있다. 또 국회의원과 언론인, 시민단체 인사 등의 사생활과 개인비리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차원에서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받고 필요하다면 정보위 차원의 정보 공개 및 진상규명 특별결의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15일 “오래전 일이라 하더라도 결코 덮어놓고 갈 수 없는 중대범죄”라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꺼내든 정치공세용 카드라고 주장한다. 문건 작성 당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 관련 의혹을 받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불법사찰은 개인의 기본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더욱이 정치인뿐 아니라 민간인까지 국가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사찰을 했다면 사안은 중차대하다. 국정원도 감출 이유가 없다고 밝힌 만큼 여야 모두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 다만 불확실한 사생활 정보가 널리 알려지면 사찰 대상의 피해가 커질 수 있고, 보궐선거에 악용될 소지도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정보 공개와 피해 방지 조치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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