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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 완화 등 민간 부문 활력 제고로 고용위기 풀어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이어 16일 국무회의에서도 ‘고용 위기’를 언급하며 정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비슷한 내용의 발언을 이틀 연속 공개적으로 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표현도 예사롭지 않았다. ‘역대급 위기’ ‘매우 심각’ ‘매우 아픈 일’ ‘비상한 각오’ 등 강도가 센 용어들이 동원됐다. 대통령이 그만큼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겠지만, 위기를 너무 늦게 인식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최근까지 ‘경제 선방’ 언급만 넘쳐나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와 올해 1월 고용 성적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일자리 숫자만 크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고 밝혔다. 고용 양극화도 극심해 지난달 중소기업(종사자 300인 미만) 취업자는 전년 대비 110만4000명 감소한 반면, 대기업 취업자는 오히려 12만3000명 증가했다.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11개월 연속 감소세이지만 대기업 취업자 수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업종별·계층별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며 “비상한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 달라”고 국무위원들에게 주문했다.

일자리 문제에 관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 측은 “공공부문 일자리보다는 규제 완화, 경영환경 개선 등 민간 경제 활력 제고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고용을 창출할 산업을 키우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일자리가 계속 생길 수 있다. 이런 제언은 지금까지 무수히 나왔지만 그동안 정부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에만 몰두했다. 고용지표가 더 악화되는 것을 근근이 막아오던 노인 일자리 사업이 지난 연말 종료되자 1월 통계에선 일자리가 100만개 가까이 급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보회의에서 “민간이 어려울 때는 정부가 마중물이 될 수밖에 없지만, 온전한 고용 회복은 민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민간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만 부르짖던 정권에서 오랜만에 ‘민간’에 대한 언급이 나오니 반갑기까지 하다. 말로만 그치지 말고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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