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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세 여아가 숨진 지 6개월 만에 미라 상태로 발견되다니

만 2세, 한국 나이로 3세인 여자아이가 집에 홀로 방치돼 숨진 지 무려 6개월여 만에 거의 미라 상태로 발견된 사건은 경악스럽다. 친엄마가 의도적으로 방치했고, 이웃 주민은 물론 아이가 사망한 빌라 바로 아래층에 살던 외조부모도 어떤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더욱 참담하다. 나약한 영유아에게 어쩌면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정한 사회가 됐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생후 16개월 정인이가 양부모 학대로 숨진 사건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지 불과 1개월도 안 된 상황에서 각종 영유아 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집 바로 아래층에는 아이의 외조부모가 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은 위층에 살던 20대 딸(아이 친모·구속)과 왕래가 거의 없어 외손녀가 홀로 남아 있다가 사망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아이의 외할머니는 지난 10일 ‘계약 만기로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윗층으로 찾아갔다가 숨진 외손녀를 발견했고, 외할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 엄마는 6개월 전 인근 빌라로 이사를 간 상태였다. 그는 아이를 빌라에 혼자 두고 이사했으며 최근까지 사망한 아이의 양육·아동수당은 꼬박꼬박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아이를 살해한 뒤 유기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울지 못할 정도로 학대한 후 버려두고 갔거나 아이 엄마의 진술대로 그냥 방치했다면 그 어린아이가 사망하기 전까지 누군가의 도움을 얼마나 간절히 바랐겠는가.

정부는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 등을 발표했지만 실효성 있게 정책이 적용되고,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다. 더 이상 소중한 어린 생명이 희생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고 쇄신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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