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피조물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사순절을…”

NCCK 회장과 총무 공동명의 메시지… 묵상집 일일 기도 함께 드리는 운동도


이웃과 피조물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사순절을 보내자는 메시지가 나왔다. 해고노동자와 함께하는 금식기도회와 매일 한 번 한마음으로 기도하자는 운동도 시작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사순절의 시작인 17일 회장인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와 총무인 이홍정 목사 공동명의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성령의 조명 아래 자기 내면 깊은 곳에 감춰진 어둠과 고통과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를 회개하면서 침묵과 죽음, 돌이킴과 부활을 떠올리는 시간이 사순절”이라고 밝혔다.

NCCK는 “우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모든 생명의 탄식과 신음을 듣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또 다른 어둠의 연속일 뿐”이라며 “주님의 십자가는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라는 초대이며, 한마디로 제정신을 차리라는 종말론적 간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순절 기간, 주님의 길을 따라가며 이웃과 피조물의 고통과 신음에 귀 기울이시길 바란다”면서 “나의 탐욕이 만들어낸 소음에 묻혀버린 채 사랑을 갈망하는 이웃의 탄식 소리, 인간의 이기적 편리함을 위해 희생된 채 정의를 갈구하는 물 바람 하늘 땅의 신음을 듣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NCCK는 사순절을 맞아 회장과 총무 공동명의의 메시지를 17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대담하는 회장 이경호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왼쪽)와 총무 이홍정 목사. 국민일보DB

NCCK는 2015년부터 ‘한국기독교 부활절맞이’란 이름으로, 사순절 시작부터 부활절까지 한국교회의 선교 과제를 찾아 발굴하는 순례를 하고 있다. 올해는 ‘예수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제목의 묵상집을 토대로 정오나 오후 10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묵상집의 일일 기도를 함께 드리는 운동도 시작했다. NCCK 관계자는 “다양한 삶의 형태를 고려해 시간을 선택하도록 했다”면서 “짧은 기도이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기도를 드리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동질성을 느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NCCK는 3월 마지막 주인 고난주간엔 세월호 유가족 등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과 함께하는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부활절 새벽예배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형식으로 준비 중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는 오는 22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아시아나KO 농성장을 찾아 닷새 일정의 사순절 금식기도회를 시작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청소 업무를 맡았던 아시아나KO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고용유지금 지원 신청 등의 절차를 생략한 채 무기한 무급휴직 결정을 내려 소속 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다. 소속 노동자들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음에도 복직하지 못하고 290일 넘게 거리에서 지내고 있다. 정의평화위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직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질 않길 바라며 금식기도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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