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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고노 다로의 급부상

천지우 논설위원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7일 시작됐다. 떨어지기만 하던 스가 요시히데 내각 지지율도 백신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약간 반등했다. 고노 다로(58) 행정개혁담당상은 지난달 백신접종담당상을 겸하면서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가 이날 현재 227만6000명으로 일본 현직 국회의원 중 가장 많다. 선두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팔로어 225만5000명)를 최근 제쳤다. 현지 언론은 고노 담당상이 백신 접종 준비 상황을 트위터로 적극 알리는 모습이 호감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고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1위로 꼽혔다. 그는 지난해 행정개혁담당상에 취임하자마자 구시대적인 ‘도장 문화’ 손보기에 나서 주목받았다. 날인이 요구됐던 행정 절차의 99%에서 날인 규정을 없앴다. 도장 없애기에 이어 백신 접종 업무까지 맡으면서 고노가 실행력 있는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그의 할아버지(고노 이치로)와 아버지(고노 요헤이)가 모두 거물 정치가였다. 고노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후지제록스 등에서 근무하다 아버지의 선거구가 분할됐을 때 총선에 출마하면서 정치인이 됐다.

그는 30대 때 아버지가 간경변 진단을 받자 자신의 간 일부를 이식했을 정도로 효자지만, 정치적 입장은 부자간에 다소 차이가 있다. 아버지 고노 요헤이는 1993년 관방장관 시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사과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도 친했던 친한파 정치인이다. 반면 아들 고노는 2019년 외무상 시절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주일대사에게 상당히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많은 한국인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줬다. 일본의 정치학자 나카지마 다케시는 총리 후보로서 고노에 대해 “부친의 자유주의를 이어받아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교우 관계의 유산을 이어나갈지가 관건”이라며 “부친으로부터의 자립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역사 인식 등에서 자유주의적 입장과 멀어져 버린다면 동아시아 각국과 삐걱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천지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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