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朴법무 불통인사에 민정수석 사의… 나라 꼴 이래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간 최종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주도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재가하자 신현수 민정수석이 임명 한 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의 반려에도 신 수석은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수석이 대통령의 인사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으로, 한마디로 콩가루집안 같은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박 장관을 임명하면서 검찰과 협력해 검찰 개혁을 잘 마무리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연말 문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을 사과하며 법무부와 검찰 간 원만한 조율을 위해 신 수석을 임명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이 갈등을 보여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초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정황상 불협화음은 박 장관의 민정수석 패싱에서 비롯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검찰 인사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견해가 달랐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이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수석이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했는데, 조율이 진행되는 와중에 인사가 발표되자 사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상 기류는 지난 7일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일요일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하면서 감지됐다. 당시 윤 총장도 언론 발표 몇 분 전 인사안을 통보받았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이 윤 총장과는 공개적이고 형식적으로 몇 차례 인사안을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신 수석과 윤 총장도 의견을 주고받으며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박 장관은 두 사람 모두 패싱하며 기습적으로 일방적인 인사안을 발표해 버렸다.

물론 박 장관이 인사 협의 과정에서 검찰 출신인 신 수석이나 윤 총장의 의사를 모두 반영할 수는 없다. 대통령의 최종 인사권에 대해서도 존중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박 장관이 윤 총장은 물론 신 수석과도 제대로 소통 안 하고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고, 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니 사달이 난 것이다.

국민은 지난해 1년여 동안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에 진저리가 났다. 당시 민정수석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또다시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이 삐걱거리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니 국민은 짜증스럽다. 박 장관은 이제라도 민정수석, 검찰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더이상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