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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영앤리치

오종석 논설위원


‘영앤리치(Young&Rich)’는 젊은 자산가를 뜻한다. 벤처기업 등으로 자수성가한 젊은이에게는 좋은 표현이다. 돈 많은 부자가 젊기까지 하니 얼마나 부러워할 만한 대상인가. 하지만 좋은 뜻으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의미, 즉 ‘부모 찬스’로 부자가 된 ‘젊은 졸부’로 더 많이 사용된다.

국세청은 지난 17일 불공정 탈세 혐의자 61명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 보도자료를 내면서 영앤리치라는 표현을 썼다. 영앤리치를 반칙·특권을 통해 재산을 불리는 존재, 공정성을 해치면서 뚜렷한 소득원도 없이 부모를 비롯한 사주일가의 편법증여 등으로 부자가 된 젊은 졸부로 정의했다.

국세청이 사례로 제시한 30대 초반 영앤리치 A씨는 부모로부터 70억원대 주식을 증여받아 젊은 나이에 대표직에 올랐다. 그는 직원 명의로 유령업체를 세워 허위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세금계산서를 받아내고,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한 양 꾸며내 회삿돈을 유출했다. A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서울에 70억원대 주택을 취득해 거주하고 상가건물과 골프 회원권 등을 사들였다. 슈퍼카 2대(합계 9억원)를 굴리고 사치품을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에 드는 돈은 회사 경비로 처리했다.

20대 후반 영앤리치 B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수십억원을 편법증여 받아 토지 약 10만평을 취득했다. 이 토지는 현재 수백억원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그는 서울 강남에 50억원이 넘는 꼬마빌딩 2채를 취득하고 최근 5년간 30차례 이상 해외여행·명품구입 등 호화·사치생활을 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게 된 20, 30대 영앤리치 16명의 평균 재산가액은 186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해 대다수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힘겹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칙과 특권으로 부를 대물림받아 호화생활을 하는 젊은 졸부들이 활개치다니. 허 참!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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