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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은 학문적 사기

존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해 비판을 받고 있다. 램지어 교수는 이 대학 국제 학술지 ‘국제 법·경제 리뷰’ 3월호에 싣기로 한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이라는 논문 초록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업자와 계약을 맺은 매춘부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와 군의 개입 사실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일본 관방장관이 일본군의 직간접적 관여 사실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까지도 부정한 명백한 역사 왜곡이다. 미국 학계도 이 논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한국·일본사 교수는 “램지어의 논문은 30여년의 세계 위안부 연구 성과를 무시한, 흑인 노예사나 홀로코스트 부인에 준하는 학문적 사기”라고 했다. 카터 에커트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는 “실증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했다.

램지어 교수는 전시에 자행한 중대한 인권 침해를 부인해 온 일본 극우세력과 판박이 주장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를 훼손하고 피해 여성들에게 또다시 모욕과 상처를 줬다. 논문은 ‘학문의 자유’를 벗어난 폭력이자 2차 가해다. 철회돼야 마땅하다.

램지어 교수의 한·일 과거사 왜곡은 이것만이 아니다. 2019년 6월에는 1923년 간토 대지진 때 일본 자경단이 조선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을 ‘조선인이 범죄를 저질러서 대응한 것’이라며 정당화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논문에서 재일 한국인들이 적대감과 차별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가 오랫동안 일본 전범 기업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아 온 연구자인 걸 보면 일본이 뒷배이자 공범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시인하고 피해자에게 사죄·배상하는 게 당연한데도 뻔뻔하게 과거사 왜곡에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국제사회를 겨냥한 일본의 역사 왜곡 움직임에 우리 정부는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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