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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갈 길 먼 고교학점제 세심히 보완해야

교육부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도입키로 한 고교학점제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과목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시간표를 직접 짜게 된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모든 학생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맞춤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시간표와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했다. 경쟁 위주의 고교 교육의 틀을 바꾸자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교원단체가 18일 고교학점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어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지역과 학교별 양극화 심화다. 어떤 과목이 개설되느냐는 학교나 교사의 역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도시와 농어촌, 사립과 공립, 학군에 따라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도 교원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 학생들은 다양한 선택과목 선택에 있어 소외될 경우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안정적인 교원 수급은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한 선결 과제다. 교원 개개인이 맡아야 할 과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교원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교원 수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인 교사 수급 대책 없이 기간제 교사를 확대하는 임시방편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1학년 때 공통과목을 배우고, 2학년부터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 내신 성적은 전 과목 절대평가로 적용된다. 다만 국어, 영어, 수학 등 공통과목은 지금처럼 학생부에 절대평가 성적과 함께 석차 등급을 병기한다. 대입 내신에 변별력 있는 과목이 대거 줄어든 만큼 주요 과목의 비중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셈이다. 고1 내신 성적이 매우 중요하게 됨에 따라 중학교 때 국영수 중심의 선행학습 열풍이 불게 될까 우려스럽다. 고1 때는 공통과목의 내신 경쟁에 몰두하고, 2학년 이후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집중하며 선택과목은 형식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입시 명문고의 경우 다양한 수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있는데다 수능대비에 유리해 선호가 커질 수도 있다.

고교학점제에 맞는 새로운 대학입시 개편안이 나올 때까지 현장의 혼선과 피로감이 클 것이다. 교육부는 발표 하루 만에 쏟아진 여러 비판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본격 시행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세심하게 보완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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