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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자수성가 기업인들의 통 큰 기부

한승주 논설위원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기부 서약).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2010년 설립한 억만장자들의 기부 클럽이다. 가입 조건은 두 가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이상의 자산 보유자로 평생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국내 최대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최근 이곳의 219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김 의장의 재산은 1조원 대로 5000억원 이상의 기부를 약속한 것이다.

김 의장은 흙수저 출신이다. 전남 아주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나 고교 때는 식당에서 잠을 잘 정도로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내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우리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이다.” 그는 기부 선언문에 이렇게 썼다.

앞서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도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기부 규모는 5조원 이상이다. 그가 애송하는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무엇이 성공인가’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성공이란)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두 기업인의 공통점은 자수성가형이라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큰돈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을 일궜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기에 땀의 가치와 돈의 소중함을 안다. 그러기에 돈을 의미 있게 쓸 줄도 아는 것이리라. 그동안의 기업 기부는 사실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회사 비리가 밝혀지거나 사회적 지탄을 받을 때 마지못해 내놓기, 그것도 개인 돈이 아니라 회삿돈인 경우가 많았다. 두 사람의 기부는 그게 아니어서 신선하다.

재벌이 부를 대물림할 때 재산의 절반을 뚝 떼어 사회에 환원하는 통 큰 기부. 이들은 약속한 금액보다 훨씬 더 큰, 물질로 헤아릴 수 없는 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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