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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이란·미얀마·북한의 공통점

박원곤 (한동대 교수·국제어문학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깨고 단계적으로 이란에 제재를 부과했다. 이란은 강력히 반발하고 핵무기 연료로 쓸 수 있는 우라늄 농축 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은 후보 때 트럼프를 비판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핵 합의에 복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이 먼저 핵 합의 준수 사항을 복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운다. 미국은 협상이 재개되면 탄도미사일도 새로이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핵 합의를 깬 미국에 귀책사유가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가한 원유 수출 금지와 미국 금융 네트워크 퇴출 등의 제재를 먼저 철회하라고 주장한다. 협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하고, 시작돼도 난항이 예상된다.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 공격”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쿠데타 주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총사령관을 포함한 10명과 3개 단체를 제재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위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지난 20일까지 최소 4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본격적인 유혈 진압을 앞둔 듯하다.

이란, 미얀마, 북한은 언뜻 연계성이 없어 보이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이들 국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대외 정책의 ‘유산’이다. 오바마는 이른바 ‘적과 손잡기’를 추진해 적대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제일 먼저 손을 내민 곳은 북한이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직후 미국은 대화에 나서서 2012년 2·29 합의를 했으나 북한이 4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함으로써 무력화했다. 2012년 11월 오바마는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의 정치 개혁을 주문함으로써 2016년 문민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이란과는 1979년 이란 혁명 이래 지속된 오랜 적대 관계를 2015년 핵 합의를 통해 극적으로 전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현 행정부의 주요 인사는 이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경험이 있다. 실패한 북한을 제외하고, 이란·미얀마에서의 성공을 지켜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세 국가는 모두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놓여 있다. 특히 북한과 이란은 핵이라는 공통 문제로 제재가 부과되고 있다. 이란과 북한의 핵 개발 단계가 다르지만 제재와 관련돼 양국이 끊임없이 비교되면서 정책 검토와 집행이 이뤄질 것이다. 특히 바이든 외교안보팀은 이란 핵 합의를 북핵 문제에도 적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국제 공조 필요성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강조된다. 북한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중국의 협력도 필요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한다. 미얀마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 대사로도 거론되는 데릭 미첼 전 주미얀마 대사가 한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의 강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 국가는 바이든 행정부 가치 외교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세 국가 모두 자유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인권으로 표출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만을 앞세우면 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이익과 상충할 여지도 있다. 미국이 이들 국가를 강하게 압박할수록 중국에 더욱 경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동맹국의 협력도 각기 자국 이해의 셈법이 앞서 녹록지 않다. 이런 제한에도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를 지켜낸다면 각자도생의 세계 정치 정글에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이 과정에 능동적으로 임해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가치 외교에 적극 동참해 비핵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외교 행위를 해야 할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국제어문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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