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중범죄 면허취소에 백신 볼모로 총파업 협박한 의협

의료인의 면허취소 사유와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의협과 전국 시·도의사회는 20일 긴급 회장단회의를 열어 “의료법 개정안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전국 의사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총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백신 접종이나 치료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치료 차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파업을 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다. 직업윤리를 내팽개친 극단적 대응을 예고한 것이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의료법 개정은 부당한 게 아니다. 개정안은 의료 관련 법령 위반에 한정했던 면허취소 사유를 다른 범죄로 확대했다. 형 집행 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에 적용했던 취소 기간도 형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 기간 경과 후 2년으로 연장하고 선고유예 기간을 추가했다. 의료인들이 강력범죄나 성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았는데도 면허가 취소되지 않아 의료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은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은 의사만이 아니라 한의사, 조산사 및 간호사 등 모든 의료인에게 적용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법무사 등 다른 전문직들도 범죄에 구분 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의료법 개정안에 명시된 기간에 면허를 취소하고 있다. 게다가 의료행위가 위축되지 않도록 의료행위 중 과실로 인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범한 경우는 면허취소 사유에서 제외했고 취소 기간이 지나면 재교부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도 의협은 파업 카드를 꺼내들고 백신 접종 비협조 협박까지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공정의 가치와 기득권층의 사회적 책임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흐름인데도 의사들은 여전히 부당한 특권을 누려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의협은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에도 다수 여론이 지지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반대해 파업했고 의사 국가시험 거부 및 재시험 과정에서도 특권을 당연시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몰염치한 행태가 되풀이되면 국민들의 불신은 커지고 부메랑이 돼 의사들에게 돌아간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회는 국민들을 믿고 의료법 개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