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약식기소→정식재판 사건도 판사 심증 형성 막을 장치 둔다

증거분리제출제도 전면 시행


앞으로는 약식기소됐다가 정식재판으로 넘겨진 사건에서도 ‘증거분리’ 원칙이 확립될 전망이다. 그간 약식사건은 정식재판에 회부돼도 수사기록을 검찰에 반환하지 않고 재판부에서 관리해왔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판사가 수사기록을 미리 읽고 심증을 형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06년 도입된 ‘증거분리제출제도’의 유일한 예외였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공판중심주의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반복해서 제기돼왔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2일부터 정식재판이 청구되거나 공판에 회부된 약식사건의 수사기록 등 증거를 검찰에 분리 제출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전면 시행한다. 이후부터는 수사기록은 검찰청으로, 공판기록은 재판부로 분리해서 각각 송부하게 된다. 기록 반환 시기는 정식재판청구서가 인계되거나 공판절차에 회부된 날로부터 10일 이내다.

이번 제도 개선은 증거분리제출의 예외를 둘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공판중심주의의 사각지대를 둬선 안 된다는 문제 제기에 따라 이뤄졌다. 그동안에는 서면으로만 진행되는 약식사건에서 정식재판으로 바뀌더라도 담당 재판부가 수사기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판사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는 제도적 공백을 방치한다는 우려가 컸다.

앞서 대법원장의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지난해 4월 처음 이 제도 개선을 안건으로 의결했다. 지난해 7월 대검찰청 협의를 거쳐 9월부터는 서울동부지법, 부산지법, 광주지법, 인천지법 부천지원 등에서 시범 운영을 해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진작 이뤄졌어야 할 제도 개선”이라며 “공판중심주의와 소송구조 면에서 합리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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