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파문, 한·미·일 3각 공조 암초

美 한반도 전문가 3명 인터뷰
“단기적 악재로 그칠 가능성 크고
북미 대화 열리면 부차 문제될 것”

자신의 논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해 엄청난 논란을 야기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모습. 하버드대 로스쿨 공개 동영상 캡처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한국·미국·일본’의 3각 공조 구상에 예기치 못한 걸림돌이 나타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논문이 논란이 되고 있는 탓이다.

국민일보는 램지어 파문이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공조 구상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21일(현지시간)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CNA) 국장,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등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3명과 전화·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램지어 파문이 한·미·일 3각 공조에 돌발 악재인 것은 틀림없다”며 “그러나 한·미·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단기적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우스 국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한·일 사이에 해결되지 않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면서 “램지어 파문을 둘러싼 논란은 단기적으로 한·미·일 3각 공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북·미 대화가 본격화하거나 한반도에 새로운 상황이 연출될 경우 부차적인 문제로 내려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우스 국장은 또 “한국 정부는 남북 경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고,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한·일 정부 모두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에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라 미국의 한·미·일 3각 공조 요구를 뿌리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우스 국장은 이어 “한·일 정부 모두 램지어 파문을 비롯한 민감한 과거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CNA) 국장,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국민일보 자료 사진

카지아니스 국장은 미국에서는 램지어 파문이 큰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이 논란이 한국 국민들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이슈라는 점을 잘 알지만 워싱턴에선 언론들이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한다면 나는 램지어 파문이 한·미·일 3각 공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동맹에 대한 헌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중요한 점은 역사의 망령이 미래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한·미·일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과 중국의 강압적인 행위라는 공동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다”면서 “램지어 파문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의지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무부는 램지어 파문과 관련한 국민일보의 이메일 질의에 “미국은 여러 차례 밝혔듯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적인 목적의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는 지독한 인권 침해”라고 규정하고 “미국은 한국·일본과의 강력하고 생산적인 3자 관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확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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