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에 코로나에… 서울 내 대학 3곳 중 1곳 총학 없다

대면 모임 줄며 감소 추세 가속도
입후보 아예 없거나 투표율 미달
공동체 연대·자치기능 약화 우려


최근 대학생들의 학내 자치기구인 총학생회(총학)가 없는 대학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학내 자치에 대한 무관심 기조에 더해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대면 모임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학생 자치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가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 내 4년제 대학교(교육대, 체육대, 예술대 포함) 45곳 중 17곳은 2021학년도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았거나 미정인 상태다. 3곳 중 1곳꼴로 총학생회가 없는 셈이다. 총학생회가 없는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는 현재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비상대책위원회 등의 형태로 학생자치기구가 운영되고 있다. 총학생회가 있는 대학 중에서도 한국외대는 전년도 총학생회의 임기가 부득이하게 연장된 상태이고, 감리교신학대도 임시 총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대학에서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은 이유는 입후보 미등록, 투표율 미달 등으로 올해 선거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서울대·한양대·광운대·성공회대·한국외대·한신대·한국체육대·덕성여대·상명대 등에서는 입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고려대·삼육대·세종대 등은 후보 선거본부가 있었으나 개표 가능한 투표율에 미달해 선거가 무산됐다. 동덕여대 등 선거를 통해 총학생회가 구성된 후 당선인이 사퇴해 없어진 경우도 있다.

이처럼 총학생회가 만들어지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대학생들의 학내 자치 무관심이 꼽힌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 진행된 2021학년도 총학생회 선거 과정에서 입후보 등록기간을 연장했음에도 입후보자가 없어 무산됐다. 총학생회 입후보가 없었던 것은 이번이 최초로 알려졌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IMF 이후 대졸 실업률이 올라가며 대학생들이 각자도생과 자기계발에 집중하느라 공적 이슈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며 “대학 내 공론장 기능과 공동체의 연대의식이 사라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등교가 줄면서 오프라인 투표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진 것도 부수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총학생회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가 대면으로 이뤄지고, 투표도 학내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오프라인으로 치러지는 탓이다. 서강대 등에서는 지난해 온라인 투표를 병행하기도 했다.

총학생회가 없는 많은 대학에서는 각 단과대 학생회장 등으로 구성된 연석회의,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역할을 대행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단과대 학생회장을 겸하는 경우 총학생회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고, 총학생회가 단일한 기조를 갖고 1년간 사업계획을 구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개별 단과대 학생회도 구성되지 않은 곳이 많다. 서울대의 경우 현재 16개 단과대 중 9개 단과대 학생회가 공석이다.

올해 총학생회가 없는 많은 대학이 1학기 중 재선거를 치를 예정이지만 선거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가장 큰 관건이다. 서울대는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진행하고 있고, 이화여대도 지난 19일 선거일정을 공고하는 등 다수의 대학은 재선거 일정을 시작했다. 김지은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거 홍보가 대부분 비대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총학생회 투표가 성사되려면 온라인 홍보가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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