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공석 충원… 尹 원한 ‘잘못된 인사 원점화’는 반영 안돼

秋 장관 때 좌천 간부들 복귀 못해
‘尹 징계’ 관여 간부 교체도 없어
조남관 “애초 대검 광범위 요청”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검찰 중간간부 인사 협의를 거쳤냐’는 질의에 “제 판단으로는 충분한 소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관용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법무부가 22일 발표한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인사 결과 전보된 검찰 중간간부는 18명이다. 법무부 스스로도 “최소 규모의 전보인사를 실시했다”고 할 정도로 대부분의 인사는 공석 충원의 의미에 머물렀다.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5부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장,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의견을 피력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도 모두 유임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유임을 희망했던 이들이다.

다만 이번 인사의 행간에는 주요 수사팀장의 유임이 들어 있지만, 동시에 윤 총장의 적극적 건의에 대한 묵살도 들어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윤 총장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이후 실무자들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기까지 한결같이 펼쳤던 주장은 ‘잘못된 인사의 원점화’였다고 한다. 이 ‘원점화’ 안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좌천됐던 중간간부들에 대한 복귀가 들어 있었다. 또 지난해 말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강제수사 당시 위법성 논란을 일으키며 여러 역할을 수행한 간부들에 대해서도 교체 건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18명의 전보라는 소폭 인사 명단은 윤 총장의 진정한 관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이날 고검검사급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면서 “애초 대검에서는 인사의 정상화를 위해 광범위한 인사 단행을 요청했는데, 법무부에서는 소규모 인사 원칙을 통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보는 이에 따라 수사팀장 유임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총장의 뜻은 대체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조직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인사 취지 속에서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부장검사들이 전원 유임했다.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사의를 표명한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의 후임으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 파견돼 있던 나병훈 검사가 전보되자 검사들 틈에선 “형사공판부에서 묵묵히 일하시던 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진수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요직으로 분류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에는 “그가 과거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한 이력 때문에 오히려 인사 불이익이 있었다”며 반가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재억 서울서부지검 인권감독관은 청주지검 차장검사로 전보됐는데, 검사들은 “다행스럽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으로 일했던 그는 한동안 한직을 맴돈다는 평을 받아 왔다.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이끌던 ‘특수통’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는 광주고검 검사로 옮기게 됐다. 법무부는 “본인 희망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지난 검사장급 인사와 달리 법무부의 인사 발표가 일방적이었다는 등의 형식 논란은 없었다. 인사안을 받고 의사를 개진하는 등의 절차 자체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허경구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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