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자율방역… 3·1절 집회·병원 방심에 정부 ‘경고’

방역 철저해야 할 병원서 집단감염
보수단체, 정부 ‘선택적 방역’ 비판
경찰 “영결식과 집회는 비교 안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지난 19일 열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에서 위패와 영정사진이 무대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는 백 소장 영결식을 주최한 관계자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가 기본적 책임감을 전제해야 자율방역을 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방역 이중잣대’를 지적하며 도심 집회 강행 방침을 밝힌 일부 보수단체를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수칙을 어긴 업소에는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며 “(위반한 개인을) 코로나19 치료 이후에 지원되는 생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 직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으나 서울 강남의 클럽 등지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잇따르자 경고에 나선 것이다. 방역수칙 위반 행위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더욱 엄정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앞서 우리공화당을 비롯한 일부 보수단체는 정부의 ‘선택적 방역’을 비판하며 3·1절 집회를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지난 19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영결식에도 100명 이상 모였지만 막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방역수칙에 걸리지 않게 산발적인 1인 시위나 차량 시위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경찰은 영결식과 집회·시위법에 따라 관리되는 집회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영결식 당일 집합금지 기준을 넘긴 인원이 모인 것은 맞지만 사전에 이를 막거나 현장에서 해산시킬 근거가 없었다는 것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영결식 주최 측을 사후 고발했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과 소통하며 3·1절 집회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불법집회로 인한 감염을 막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강조한 방역수칙의 중요성은 최근 집단감염 사례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방역 당국은 각각 170여명의 확진자를 낸 경기도 남양주 플라스틱공장과 충남 아산 난방기공장 집단감염 사례에서 작업장 내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다고 발표했다. 공동 기숙 생활, 3밀 환경 등도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방역에 가장 철저해야 할 대학병원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된 것도 기본적 방역수칙 미준수 때문이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227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는 CCTV 확인 결과 일부의 마스크 착용 미흡이 확인됐다. 병원의 감염 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확진자가 여러 층에 걸쳐 발생한 점, 입원환자와 간병인뿐 아니라 종사자들도 확진받은 점은 반복적·지속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경증 증상이 발현한 이후로도 검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 대비 357명 늘어 누적 8만7681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검사 건수는 7만9268건으로 직전일보다 2배 넘게 늘어났으나 일일 확진자 수 증가는 20명 수준이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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