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보증금’ 부활… 회수율 전쟁 묘수될까

내년 6월 시행, 효과 얼마나


여름이면 거리 곳곳에 나뒹굴고 길거리 쓰레기통마다 쌓인 일회용 컵들을 앞으로는 그만 볼 수 있을까. 지하철 일회용 교통카드처럼 보증금을 매기면 회수되는 일회용 컵이 늘어날까. 국민 1명당 500개 넘게 쓰는 일회용 컵 사용량은 얼마나 줄어들까. 14년 전 사라졌던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내년 6월 부활한다. 정부는 일회용 컵, 봉투 등 사용 규제를 통해 내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 35%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회용 컵 보증금이 생기기까지

공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공병 보증금 반환 제도는 1985년 도입됐다. 과거 20~300원 수준이던 보증금이 2017년 1월 1일 인상되면서 공병 반환율은 2배 넘게 늘었다. 소주병, 맥주병, 청량음료병을 반납하면 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규격에 따라 70~350원 수준이다.

커피전문점이 늘면서 일회용 컵에도 보증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환경부는 2002년 일회용 컵 보증제를 도입했다. 일회용 컵당 50~100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컵 회수율이 30% 수준에 그쳤고, 반환되지 않은 보증금이 업체 수익으로 돌아가는 등 문제로 2008년 3월 제도가 폐지됐다.

이후 일회용 컵 사용량은 매년 크게 늘었다. 2015년 61억개였던 사용량은 2018년 84억개로 급증했다. 회수돼 재활용되는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보증금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환경단체 등이 지속해서 요구한 결과 일회용 컵 보증금제 도입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을 수거해 재활용하면 소각했을 때와 비교해 온실가스를 66% 이상 줄일 수 있고, 연간 445억원 이상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보증금은 얼마가 적당할까

환경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5월 27일~6월 12일 일회용 컵 보증금의 적정 금액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국민일보가 26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보증금으로 100~200원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26.8%로 가장 많았다. 200~300원은 17.6%, 500~1000원은 15.5%였다. 400~500원이 적당하다는 의견은 15%, 100원 미만은 11.2%였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도입되면 일회용 컵을 적극적으로 반환하겠다는 답변은 90.6%에 달했다.

환경단체들은 500원 안팎이 적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환경연합 김현경 활동가는 “보증금이 너무 낮으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병 보증금도 인상된 이후부터 반환율이 급증하지 않았나”라며 “300~500원 정도면 일회용 컵 반환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을 것 같다”고 했다. 여성환경연대 측도 “지하철 일회용 교통카드 금액도 500원인데, 이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지난해 12월 낸 보고서에서 “유리 재사용 용기보다 일회용 음료 포장재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된다. 공병 보증금보다 보증금이 높게 책정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회용 컵 반납이 일상이 되려면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도입되면 전국 2만여개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소비자는 음료 가격에 포함된 보증금을 내게 된다. 커피, 음료,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업종의 가맹본부·가맹점 사업자와 사업장 100개 이상인 휴게음식점, 일반음식점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컵 규격을 통일해 A업체에서 사용한 일회용 컵을 B업체에도 반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보증금 환급 방법으로는 현금 환급, 포인트 적립 등이 거론된다.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선호하는 보증금 반환 방식’을 물은 결과에서는 ‘현금 즉시 반환’이 52.3%로 가장 많았다. 21.9%는 각종 페이나 교통카드 등을 통한 반환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19.6%는 포인트 적립을 꼽았다.

일회용 컵을 간편하게 반납하기 위해 무인회수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럽 등 국가에서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매장 안에 별도의 무인회수기를 두고 있다. 소비자들이 공병이나 일회용 용기를 반납하면 종류에 따라 보증금을 돌려받는 식이다. 대국민 설문조사에서도 ‘컵 보증금제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반납 및 환급 절차의 편리성’을 꼽은 비율이 31.6%로 가장 많았다. 일회용 컵 반환 의사가 없다는 답변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에서도 ‘컵을 반환하고 환급하는 절차가 불편하다’는 답변이 65.4%였다.

이밖에도 일회용 컵을 수거할 때 뚜껑이나 빨대 등도 포함할지, 업체별로 회수된 일회용 컵을 어떻게 보관할지 등에 대한 세부 논의도 필요하다. 김 활동가는 “대량으로 일회용 컵을 반납하거나 보관 용이성 등을 고려하면 무인회수기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며 “시민단체와 정부 간 간담회 때도 관련 논의가 오갔던 만큼 무인회수기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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