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기고

[기고] 혁신기업 성장의 토양, 혁신조달

김정우 조달청장


‘팡(FAANG)’은 페이스북(F) 애플(A) 아마존(A) 넷플릭스(N) 구글(G)을 일컫는 용어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미국 IT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내세워 스타트업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의 성공에는 검증이 안 됐지만 기술력을 믿고 제품을 구매한 중앙조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애플이 차고에서 개발한 매킨토시 컴퓨터는 당시 교육 당국의 공공조달을 통한 선도적 구매가 있었기에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애플 사례처럼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국내 혁신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려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혁신제품을 구매해 줄 곳이 있어야 한다. 즉 실험실에만 머물렀던 벤처·창업 등 신생기업에는 제품 검증과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FAANG과 같은 혁신기업의 등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버드대 루이스 브랜스컴 교수는 “개발된 기술은 죽음의 계곡(상품화 과정)을 건너며 1%가 살아남고, 두 번째 난관인 다윈의 바다(시장진입 과정)에서 0.5%만이 살아남는다”고 혁신기업 성장의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조달청장 취임 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기업 간담회를 여러 번 개최했다. 상당수 참석자는 혁신제품을 개발해도 공공시장 진입과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조달청은 국내기업이 혁신조달이라는 공공조달 패러다임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매년 공공조달에 약 135조원이 지출된다. 이 가운데 1%만 다르게 사용해도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벤처기업에 미치는 효과는 크다. 조달청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462개의 혁신제품을 지정했고, 공공시장에서는 지난해 4700억원의 혁신제품을 구매했다. 이를 통해 많은 혁신기업이 시장에 진출해 오직 기술력만으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혁신제품 발굴을 위한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 올해부터는 공공기관(수요)과 혁신기업(공급)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더 많은 혁신제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다. 또한 혁신제품 지정 및 구매 확대, 수요제안 인큐베이팅 제도 운영 등 다양한 혁신조달 정책으로 혁신적인 사고를 가진 많은 혁신기업이 혁신성장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 리그’에서 리그 꼴찌팀 단장에 취임한 백승수는 “해왔던 것들을 하면서 안 했던 것들을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공조달도 전통적 계약업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새로운 공공패러다임인 혁신조달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혁신조달이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토양이 되도록 많은 공공기관, 기업, 국민이 참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정우 조달청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