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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부처들도 반대하는 가덕도특별법 안 된다

여야가 선거용으로 추진하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관련해 정부 부처들이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했으면 여당 눈치를 봐야 하는 부처들까지 대놓고 반대했겠는가. 이런 사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가덕도특별법 검토보고서에 나타나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특별법은 애초에 생기지 말았어야 할 법이었다. 보고서에서 국토부는 “공항은 여러 대안을 거쳐 입지를 결정한 뒤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대안 검토 없이 가덕도신공항 건설만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 박은 특별법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특별법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이 들어간 데 대해 “타 사업들처럼 주무 부처의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치고 예타로 타당성을 재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특별법이 적법절차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부처들이 눈치를 보며 제출한 의견이 이 정도라면 사실상 법을 폐기하라는 주문이나 마찬가지다.

검토보고서 의견과 별도로 국토부가 이달 초 국토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공항 건설 비용도 당초 알려진 것보다 몇 배 더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료에 따르면 신공항 사업비가 부산시 등이 추산한 7조5000억원이 아닌 28조6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안이 국제선만 개항하고 국내선은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방안인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국토부 지적이다. 여당이 만들려는 ‘동남권관문공항’이 되려면 국내선과 군 시설도 함께 건설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비용이 더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지난 19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26일에는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절차적 문제가 수두룩하고,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을 국민적 동의 없이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 여당 의원들마저 국토위 소위에서 예타 면제 조항이 포함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지 않았던가. 여야가 이제라도 입법 폭주에서 벗어나 본회의 처리를 포기하고, 신공항 건설 논의를 선거 이후로 미뤄야 할 테다. 이대로 법이 통과된다면 시비가 계속 제기되면서 사업이 표류할 개연성이 높다. 아울러 부산만 특혜를 줬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타 지역에서도 개발 내용이 담긴 특별법 제정 요구가 빗발칠 수도 있다. 어느 모로 보나, 지금은 여야가 특별법을 포기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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