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군사적 대응 부족시 韓·日 독자 핵개발할수도”

美의회 한국연구그룹 보고서
“韓, 美가 협의없이 핵공습 감행 의문”
“첫 조치는 北 핵실험·미사일 유예”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2016년 9월 3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북한의 안보 위협을 규탄하면서 핵무장을 촉구하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핵능력을 계속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적·군사적 대응이 심각하게 부족할 경우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으로 핵능력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의회 한국연구모임에서 제기됐다. 한국은 미국이 협의나 동의 없이 핵 공습을 감행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는 미 의회 내 초당적 모임인 ‘한국연구그룹(KSG)’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한반도에 관해 의회에 권한 부여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KSG는 미 상·하원 보좌진, 한국과 미국의 전직 관료·전문가·학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에만 10여 차례 세미나 등을 개최했다.

KSG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일본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의 독자적 핵개발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의사 표시로 동아시아의 동맹 관계를 근본적 수준에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런 극단적인 시나리오(독자 핵개발)가 현실화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이런 논쟁이 제기되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의심받아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단거리미사일과 장거리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일치되지 않은 반응도 문제라고 짚었다. 미국에선 한국과 일본을 겨냥하는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은 ‘그쪽(over there)’ 사정이라고 여기고,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만 걱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이 동맹에 대해 거래적인 접근을 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에선 미국과의 의견 불일치(탈동조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미·일 3각 공조를 증진시키기 위해 미국은 한국이 동맹으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고려해야 하고, 미국 정책이 한국과 일본의 정책과 목표에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록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할지에 대해선 회의론이 있지만 외교적 노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외교적 노력의 출발점은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시험 유예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북한과 미사일·핵실험 유예 합의를 추구할 때에는 미국의 감시 조항도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빨리 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선 “오해를 불식시키고 미국 국민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청문회와 회의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 저자인 스팀슨센터의 클린트 워크 박사는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최선의 선택은 외교”라면서 “외교적 접근이 성공하기 위해선 바이든 정부와 의회는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