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식사는 하셨나요”… 돌봄 사각지대, AI가 찾아간다

KT·광주 서구 ‘AI 돌봄’ 시범 운영

돌봄 대상자인 장정식씨가 스마트폰 통화로 인공지능(AI) 복지사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KT 제공

“안녕하세요. 어르신 잘 지내고 계시는지 확인차 연락드렸습니다. 식사에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AI(인공지능)다. AI는 돌봄 대상자 장정식(74)씨에게 건강 관리, 거주 환경, 일상적 불편함 등을 묻는 10여개의 질문을 한 뒤 “어르신께서 답변을 잘 해주셔서 금방 끝났네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라는 말로 통화를 마쳤다.

낯설기만 했던 AI와의 통화가 이제 익숙하다는 장씨는 “몸이 불편해 사회복지사를 맞이하기 어려웠고, 질문에 대답하기 곤란할 때가 있었는데 AI가 대신 안부를 물어줘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KT가 공공 사회복지 분야에 AI를 적용하는 실험에 나섰다. KT와 광주광역시 서구청이 함께 ‘AI 복지사 돌봄 서비스’의 시범 운영에 돌입한 지 한 달째를 맞은 지난 24일, 실제 서비스가 이뤄지는 현장을 찾았다. 이 서비스는 민관이 AI 기술을 지역사회 돌봄 체계에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사회복지사 출신 구청장의 의지와 기술을 사회적 가치 실현에 쓰겠다는 KT의 구상이 맞아떨어지면서 탄생하게 됐다.

AI 돌봄 서비스는 AI가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고, 간단한 질문을 통해 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통화 내용은 텍스트로 전환되고, 키워드별로 분류돼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전달된다. 이후 담당자가 우선적으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T와 서구청은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한 300여명에게 먼저 시스템을 적용하고, 문제점 개선과 보완 작업을 거쳐 오는 4월 정식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서구에서는 동마다 70여명의 복지사가 8000여명의 가정을 방문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제한된 인력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방문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서대석 서구청장은 “대면 복지 행정에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AI의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며 “AI 돌봄 서비스는 사회복지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새로운 복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돌봄 서비스는 KT가 쌓아온 AICC(인공지능 콘택트센터)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하루 평균 46만통의 전화가 걸려오는 KT 콜센터에서 확보한 음성 데이터와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사용하는 270만명의 발화 데이터를 수집해 음성 인식률을 90%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KT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클라우드 역량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KT는 복지뿐만 아니라 금융, 교육 분야에 적용 중인 AICC 솔루션을 방역, 행정, B2B(기업 간 거래)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T 전남전북광역본부장 서창석 전무는 “KT AI 복지사는 구축이 편리하고 확장이 용이하다”며 “보이스봇을 활용한 최첨단 AI 기술이 돌봄의 질적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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