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문 대통령의 가덕도 행보 선거용 아닌가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 방문은 선거 지원 시비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시장 보궐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일부러라도 부산 방문을 피하거나 방문 시기를 늦추는 게 온당할 텐데 굳이 배까지 타고 나가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찾은 것은 부적절한 행보임에 틀림없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점 공약으로 내세운 사안이다. 부산 방문에는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도 함께했다. 야당으로선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이고, 선거 지원의 일환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을 테다. 청와대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주제로 한 지역뉴딜 사업을 격려하는 차원의 방문이라고 했지만, ‘동남권 관문공항’이 메가시티의 핵심 사업이라서 가덕도 방문이 메인 이벤트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국민의힘이 “가덕도 방문은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고 이는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발끈했을 것이다.

가덕도신공항에 대해선 절차적 문제와 부산 지역 특혜 논란, 막대한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다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으로 더 이상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됐다. 특히 대통령은 이날 현장에서 “신공항은 묵은 희망이고 조속한 입법을 희망한다. 국토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신공항 사업이 지나치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통령까지 힘을 실어주니 그야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추진되는 사업이 될 우려가 커졌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사업성은 물론이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마저 무시하며 추진하는 신공항 사업이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과 뭐가 다르냐”고 따졌는데, 백번 맞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에서 선거 개입 논란과 같은 불필요한 정쟁으로 국력을 허비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선거를 앞두고 엄정하게 중립을 지켜야 할 청와대와 정부가 오해를 살 만한 일을 극구 삼가야 한다. 아울러 현 정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돈이 투입되는 사업은 최대한 원칙을 지켜 아주 신중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과욕을 부리다보면 무리수를 두게 마련이고, 조금이라도 ‘퍼주기’ 시비가 일면 결국 선거용이라는 오해를 사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