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알린 테일러의 집 ‘딜쿠샤’ 역사전시관으로 재탄생

당시 AP통신 서울 통신원으로
기미독립선언서 전세계에 타전
오늘 개관, 3·1절부터 무료 공개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앨버트 W 테일러의 가옥 ‘딜쿠샤’. 연합뉴스

1919년 3월 13일자 뉴욕타임스에는 “서울, 3월 12일 한국의 독립선언서는 정의와 인류애의 이름으로 2000만 민족의 목소리를 대표하여 말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기사가 실렸다. 독립선언문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 것이다.

AP통신 서울 통신원 앨버트 W 테일러는 기미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했다. 아내가 출산할 당시 세브란스병원 침상에 숨겨져 있던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하고, 갓 태어난 아들의 침대 밑에 숨겨뒀다가 동생 윌리엄에게 줬고, 윌리엄은 구두 뒤축에 숨겨 일본 도쿄로 가져가 전신으로 미국 AP 본사로 보냈다. 앨버트 W 테일러는 이렇게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의 가옥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딜쿠샤’가 이런 역사를 알리는 역사전시관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테일러가 짓고 살았던 딜쿠샤 원형을 복원, 역사전시관으로 조성해 이번 3.1절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1942년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며 방치된 지 80년 만이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2층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1923년 지어진 서양식 가옥이다. 201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연극배우인 아내 메리 L. 테일러가 붙인 이름이다.

딜쿠샤 전시관은 총면적 623.78㎡ 규모로 조성됐다. 내부 1·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 거주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의 한국에서의 생활상과 테일러의 언론활동 등을 조명하는 6개 전시실로 구성했다.

딜쿠샤는 1920~30년대 국내 서양식 집의 건축기법과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벽돌을 세워서 쌓는 프랑스식 ‘공동벽 쌓기’라는 독특한 건축방식이 적용돼 한국 근대 건축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26일 개관식에는 딜쿠샤 유물 기증자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L. 테일러가 참석해 개관을 축하할 예정이다. 3월 1일부터 무료로 공개되는 이 전시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1일 4회 관람이 진행되며, 1회당 관람가능 인원은 20명이다. 사전 관람 예약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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