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확정 안 된 ‘엑스포’ 내세워 과속… “선거용 자인한 꼴” 비판

가덕도특별법 ‘엑스포’ 삭제 배경
내부서도 “불확실한데 법에 담나”
엑스포 불발 땐 공항 명분도 없어

김태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가덕도신공항과 관련해 “2030년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관련 조항이 있든 없든 ‘가덕도특별법’을 약속대로 처리하는 건 2030년 이전에 개항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산·울산·경남 시·도민 여러분은 한 치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요구해온 부산·경남 지역 시민단체 ‘가덕신공항추진시민본부’(시민본부) 관계자들이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가덕도특별법)에 부산 엑스포 관련 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데 따른 해명 성격이다. 이 대표는 왜 이런 ‘진땀 해명’을 해야 했을까.

당초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가덕도특별법 초안에 실마리가 있다. 법안의 기본방향을 규정한 3조에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기본 방향과 관련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한 조기 건설’을 포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검토보고서에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여부가 2023년에 결정될 예정이고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공항 건설의 기본방향에 규정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담겼다. 부산 엑스포 개최 여부는 2023년 12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해 가덕도신공항을 조기 건설했는데, 막상 엑스포 개최가 불발되면 구태여 김해신공항 확장보다 수십조원이 더 들 수 있는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할 명분이 없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통 전문가는 25일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월드 엑스포 개최가 확정된 상황에서 2030년 부산 엑스포를 개최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엑스포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월드 엑스포와 특정 주제로 여는 전문 엑스포 나뉘는데 월드 엑스포는 5년에 한 번 열린다. 과거 2005년 일본 아이치현,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월드 엑스포가 개최되면서 동아시아에서 2연속 개최된 적은 있지만,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 전문가는 “확정되지도 않은 엑스포 개최를 신공항 건설의 이유로 내세워야 했을 만큼 여당 스스로가 가덕도특별법의 정당성이 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토위 심사 과정에서는 여당 조응천 의원조차 “개최 여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법에 담는다는 것은 국격과 관련돼 있다”며 반발이 나왔고 결국 엑스포 개최 문구는 삭제됐다.

그러나 엑스포 개최가 아니면 아직 다른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와의 객관적 평가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가덕도로 입지를 확정할 이유가 없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결국 실현 가능성보다 선거용으로 가덕도를 밀어붙이는 것을 여당이 자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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