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45분 노원구서 1호 접종… 일상 회복 첫발 디뎠다

코로나 백신 첫 접종 안팎

국제 백신공급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초도 물량이 26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옮겨지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무진동 상태를 유지하며 유통돼야 한다. 영종도=공항사진기자단

26일 전국 시·군·구에서 동시다발로 시작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역접종센터, 노인전문병원, 보건소 등 접종 장소는 달랐지만 접종자들이 품은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희망은 한결 같았다.

서울 동대문구 1호 접종자인 왕십리휴요양병원 최창락 병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빠른 시일내 많은 분들이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가 극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8시 45분쯤 전국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시행한 서울 노원구보건소 강소현(29) 간호사는 “이번 백신 접종이 안전하고 순조롭게 이뤄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상준 도봉구 보건소장도 “지금 힘든 코로나 전염병 상황이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코로나 예방접종이다. 오늘 그 첫발을 내디뎌 지역보건 담당자로서 감회가 깊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면회가 중단돼 답답함을 호소해온 요양병원, 노인전문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환자와 종사자들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간절히 바랐다. 강원 춘천시 동면의 노인전문병원 환자인 김영선(54)씨는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 보고 싶던 사람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제주의 첫 접종자인 사회복지법인 정효원 요양보호사 양은경(48)씨는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마스크를 벗고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날이 빨리 다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처음 접종을 받은 김정옥(57) 노아재활요양원장은 “지난 1년간 요양원 어르신들께서 가족, 자녀들과 면회를 한 번도 못 해 힘들어하셨다. 집단면역이 형성돼 어르신들이 마음껏 면회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길게 줄을 서 접종을 기다리며 느꼈던 초조함과 불안감은 접종 후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용인시 1호 접종자는 흥덕우리요양병원에 입원한 곽세근(59)씨는 “주사를 맞으니 마음이 놓인다. 지난달 27일 입원한 뒤로 못 만나고 있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에서는 첫 접종자로 예정됐던 류경덕(64·여)씨가 체온측정 과정에서 고열이 발생해 접종을 기다리던 신정숙(63·여)씨로 순서가 바뀌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를 찾아 이정선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작업치료사(왼쪽)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최현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백신 첫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을 참관했다. 마포구 보건소 첫 접종자인 김윤태 푸르메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원장이 입장하자 문 대통령은 “안녕하십니까. 역사적인 1호 접종이신데 접종하는 것 좀 지켜봐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했고, 김 원장은 “영광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원장이 “아프지 않게 놔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의사 선생님인데 (그런 얘길 하시나). 하하하”라고 웃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정 청장에게 “우리 청장님은 언제 접종하느냐. 대통령에게는 언제 기회를 줍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동행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청장님이 대답을 잘하셔야 할 것 같다”고 추임새를 넣었고, 정 청장은 “순서가 늦게 오기를…”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문 대통령은 방문 뒤 SNS에 글을 올려 “국민들께 일상 회복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을 전해드린다. 접종 과정이 모든 국민께 신뢰를 주기 충분했고 사후 관리도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27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되는 화이자 백신은 이날 오전 11시58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는 국제 백신공동구매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공급한 초도물량 5만8500명분이다. 화이자 백신은 유통시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해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국 5개 예방접종센터로 운송됐다. 첫날 접종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이뤄진다. 이 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 등 의료진 300명이 대상이다. 다음달 3일부터는 권역·지역 예방접종센터에서도 접종이 진행된다. 8일부터는 자체접종기관 82곳으로 배송된다.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은 총 5만5000명으로 이들에 대한 1차 접종은 다음달 20일 완료될 계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최예슬 기자, 전국종합 jjkim@kmib.co.kr

“독감 주사 맞은 느낌”… 백신 접종 큰 문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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