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주사 맞은 느낌”… 백신 접종 큰 문제 없었다

역사적 접종 첫날, 긴장·안도 교차
일부 메스꺼움·어지럼증… 곧 소멸
내달까지 AZ 70만4000명 접종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전국 각 지역 1호 대상자들이 긴장한 얼굴로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서울 노원구 요양보호사 이경순씨, 광주 광산구 광주보훈요양병원 고숙 원장, 서울 도봉구 에이플러스노아실버요양원 김정옥씨, 강원 고성군 연화마을의 박준길 원장. 아랫줄 왼쪽부터 서울 송파구 강남센트럴요양병원 박원주씨, 세종시 요양병원 간호사 이하현씨, 부산 진구 요양병원종사자 성민하씨, 강원도 속초시 정요양병원 이호철 과장.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일부 접종자에게서 메스꺼움이나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났지만 대부분 10~20분 만에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의료진은 “백신 부작용이 아니라 지나친 긴장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진단하며 접종 후 상태를 주시했다. 이처럼 경미한 증상을 제외하면 별다른 이상반응 없이 순조롭게 접종이 진행됐다. 역사적인 백신 접종 첫날, 전국 접종센터에선 하루 종일 긴장과 안도, 홀가분함이 교차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1년37일 만인 이날 오전 9시 서울 도봉구 보건소에는 접종 대상자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모여들었다. 이곳 1번 접종자인 김정옥(57)씨는 접종 후 20여분 만에 메스꺼움을 호소했다. 의료진이 살펴보니 맥박과 혈압에 문제가 없었고, 긴장과 수면 부족 탓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간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그에게 의료진은 “긴장하면 과호흡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했다. 재활요양원장인 김씨는 관찰실에서 15분 정도 앉아 있다가 메스꺼움이 사라져 귀가하며 “지난 1년간 어르신들이 가족 면회를 한 번도 못했다. 집단면역이 잘 형성돼 맘껏 가족을 만나시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소를 방문한 접종 대상자는 명단 확인, 체온 측정, 손 소독을 마치고 접종실 앞 의자에서 한 명씩 대기했다. 알러지와 기저질환을 확인하는 예진을 거쳐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반응 관찰실에서 15~20분 경과를 지켜봤다. 접종까지는 1명당 6~9분이 걸렸다. 30분에 약 4명꼴로 접종이 이뤄졌다.

김씨에 이어 백신을 맞은 요양원 직원 오정현(45)씨는 접종 후 측정한 혈압이 156까지 높아져 있었다. 역시 긴장한 탓이었다. 오씨는 “백신을 맞고 나서 떨리고 살짝 메스꺼웠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했다. 약간의 어지러움 증세를 보인 사례도 있었다. 광주 요양병원의 30대 간호사 최모씨는 “접종 후 빈혈 증세가 나타나 잠깐 침상에 누워 있었다. 10분쯤 지나니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후에는 아무런 특이증상이 없어 점심식사도 잘 마쳤다”고 말했다.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접종자도 많았다. 충남 당진의 장기요양기관에서 일하는 40대 A씨는 “발열이나 알러지 증세가 나타날까 걱정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고, 함께 간 동료 20명도 모두 별다른 증상 없이 접종을 무사히 마쳤다”고 했다. 상당수 접종자들은 “독감백신 주사를 맞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제 바이러스를 이기는 초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농담하며 홀가분해하기도 했다.

정부는 다음달까지 70만4000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날은 요양시설 213곳의 입소자·종사자가 5266명이 접종했고, 요양병원 292곳 중 일부도 접종을 실시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유행 확산 우려는 여전하다. 이날 0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406명 늘었다. 정부는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다음달 14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최예슬 최지웅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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