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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K주사기

오종석 논설위원


백신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K주사기’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세계 각국은 백신 구매뿐 아니라 백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종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1바이알(병)당 접종 인원을 1~2명 더 늘릴 수 있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국내 업체들이 개발해 상용화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 화이자사(社)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한 병당 접종 가능 인원은 보통 주사기를 사용할 경우 통상 5명이다. 하지만 LDS 주사기는 밀대와 바늘 사이에 남는 공간이 일반 주사기의 3분의 1 수준이다. 말 그대로 주사기에 남는 백신이 없도록 쥐어짜 접종 가능 인원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 한 병에는 통상 표기된 것보다 용량이 조금 많다고 한다. 따라서 버려지는 양을 최소화하는 LDS 주사기를 사용하면 6명에게 접종할 수 있다고 질병관리청은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지난 27일 접종을 시작해보니 추가로 한 명 더, 그러니까 총 7명까지 주사를 놓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LDS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톡톡히 낸 덕이다. LDS 주사기를 사용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역시 한 병당 10회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대 12회까지 맞춘 사례가 나왔다. 여기엔 물론 간호사의 숙련도도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같은 백신 양으로 접종자가 10~20%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LDS는 현재 국내 3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특히 2월 1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풍림파마텍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지원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최소 1년이 걸리는 시제품 제작에서 생산까지의 과정을 한 달 만에 완료했다. 이달부터는 최대 월 2000만개를 양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백신 구매와 접종에서 선진국에 다소 뒤떨어졌다고 하지만 K주사기를 통해 K방역의 진가가 다시 한번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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