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전국민 접종해야 가능”… 개량 백신 확보도 필요

‘11월 집단면역’ 대장정 돌입

정부, 9월까지 국민 70% 1차 접종
11월까지 집단면역 달성 목표 제시
접종 속도·접종률 끌어올려야
이스라엘 등 접종국가 긍정신호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화이자 백신이 우선 순위별 접종에 들어가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향한 대장정에 올랐다. 접종 속도와 접종률을 최대한 빠르게 끌어올려야 가까스로 가능한 목표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에 따른 통상적 이상 반응 외에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안한 시선으로 접종을 주저하는 국민들이 없지 않다. 다행인 것은 이스라엘과 스코틀랜드 등 앞선 접종 국가들이 내 놓은 실제 접종자 데이터로부터 긍정적 신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국내 접종자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선 해외 접종자들로부터 얻은 백신 효과와 안전성 정보를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알려 접종을 망설이는 이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접종 대열에 합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접종률을 보이는 이스라엘은 최근 화이자 백신의 대규모 접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과를 확인한 연구논문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했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공식 등록된 470만명을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로 나눠 각종 지표를 분석했다. 백신 접종자는 59만6618명이었다. 효과는 매우 극적이었다. 1회 접종 후 3~4주에 코로나19 감염예방 60%, 유증상 감염예방 66%, 입원예방 78%, 중증질환 예방 80%, 사망예방 84%의 효과를 보였다. 2회 접종 1주일 후에는 감염예방 92%, 유증상 감염예방 94%, 입원 예방 87%, 중증질환 예방 92% 효과를 나타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 2회 접종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를 준수할 경우 예방 효과가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다. 연령, 성별, 동반 질병 관련 없이 동등한 효과가 관찰됐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SNS에서 “화이자 백신의 매우 높은 효과가 실제 접종에서도 증명됐다. 충분한 접종률만 보장된다면 코로나19 극복이 가시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에딘버러대 등 연구진은 2월 15일까지 스코틀랜드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맞은 114만명의 1차 접종 후 4~5주(28~34일) 효과에 대한 연구논문을 학술지 ‘랜싯(Lancet)’에 프리 프린트(Preprint·정식 출간 전 발표) 형식으로 공개했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입원 감소율은 85%,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 보다 높은 94% 감소시키는 걸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65세 이상 고령층이 75만명 포함됐다는 점이다. 65~79세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률이 비슷했고 80세 이상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더 많이 맞았다. 65~79세의 입원 감소율은 1회 접종 후 28~34일에 79%, 80세 이상은 81%였다. 특히 80세 이상은 1회 접종 후 42일 이후로도 80%의 효과가 유지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한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 다만 2회 접종 후 효과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

테라젠바이오 김태형 수석 연구원은 SNS에 “한국도 이런 접종자 데이터를 근거로 3월말 이후로 잠정 연기된 65세 이상 고령층 백신 접종에 대해 업데이트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화이자 백신 등 지금껏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된 7종의 백신과 관련해 심각한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유행이 멈추게 되는 집단면역의 비율과 접종률은 같지 않다. 전체 인구집단의 면역 수준은 접종률과 백신 효과의 곱으로 추산된다. 예를들어 70% 효과적인 백신은 100% 접종해야 70%의 집단면역이 형성된다. 90%효과의 백신은 80%만 접종해도 70%의 집단면역 수준을 얻을 수 있다. 결국 더 효과적인 백신을 접종할수록 집단면역에 필요한 접종률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9월까지 국민 70% 1차 접종을 통해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재 처해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사회가 필요한 집단면역 수준을 최소 80%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90% 효과적 백신을 전국민의 90%가 접종해야 얻을 수 있다.

정재훈 교수는 “백신 승인이 안된 청소년 등 818만명(15.7%)을 빼고 현재 접종 가능한 국내 인구는 84.3%로, 90%효과 백신을 모두 접종하더라도 원하는 집단면역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사실상 모든 인구가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은 조건이 더 불리하다. 대규모 유행이 번진 미국 영국 등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자연 항체 형성률이 최대 수 십%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성공적 확산 저지로 항체 양성률이 1%가 되지 않는다. 즉 집단면역은 전적으로 백신에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지금의 백신은 일부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올해 말이나 내년에는 업데이트된 백신 접종이 사실상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교수는 “지금의 백신들이 집단면역 달성 시점인 11월 혹은 그 후에도 효과적이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정부는 백신 접종을 빈틈없이 진행하면서 해외에서 추가 임상시험에 들어간 변이 대응 ‘개량 백신’ 확보 계획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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