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한마당] 봄의 혁명과 ‘세 손가락 경례’

한승주 논설위원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의 봄’이 사라진 지 1일로 한 달이 됐다.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문민정부를 무너뜨리자 이에 반발하는 수백만 시민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은 ‘세 손가락 경례’다. 시위대는 거리에서 또는 SNS을 통해 오른손의 둘째 셋째 넷째 세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이 영상은 빠르게 확산되며 미얀마 시위의 상징이 됐다. 초 모에 툰 유엔 주재 미얀마대사의 지난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세 손가락 경례가 주목받았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혁명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말한 뒤 세 손가락을 들었다. 군부는 그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대사직을 발탁했지만 시민들에겐 영웅이 됐다.

미얀마 시위대의 세 손가락 경례는 어떤 의미일까. 이 제스처는 2012년 시작된 미국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나왔다. 영화에선 폭력적인 독재국가의 시민들이 권력에 저항하는 의미로 세 손가락을 펼쳐든다. 이는 자유·선거·민주주의 혹은 프랑스혁명의 자유·평등·박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독재에 대항하는 상징이 됐다. 이 제스처가 본격 등장한 것은 2014년 태국 쿠데타 반대 시위부터다. 당시 태국에서 총리 연설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 제스처를 취한 대학생들이 현장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1988년과 2007년 민주화운동 당시에도 무자비한 진압을 자행했다. 이번에도 실탄을 사용하며 유혈 진압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하루에만 최소 18명이 숨졌고 한 달 동안 약 30명이 희생됐다. SNS

에는 참사 정황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 실제 사상 규모는 더 심각할 수도 있다. 구금된 시민이 1130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AP통신 등 외신기자도 포함돼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미얀마 군부에 무력 사용 중단과 평화시위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얀마 국민은 이번 시위를 ‘봄의 혁명’으로 이름 붙였다. 이들이 봄의 혁명에서 승리해 독재정권과 결별하는 찬란한 봄을 맞길 응원한다.

한승주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