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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대통령의 잇단 화해 메시지, 일본이 화답할 차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이전보다 대일 메시지 분량 자체가 많아졌고, 화해 제스처도 곳곳에 담겨 있었다. 그만큼 관계 개선에 힘쓰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을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규정하면서 언제든 마주 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지난달 발간된 국방백서(이웃 국가)와 외교백서(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에 비해 한층 더 격상된 표현이다. 그러면서 과거 문제는 과거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힘을 쏟자고 제안했다. 한·미·일 3국 공조가 필요하다는 언급이나,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 약속 등도 진정성 있게 들렸다. 코로나19 이후 국가 간 협력이 절실해졌고 경제 재건에도 공동보조를 취해야 하는 중요한 때인 만큼 이웃 나라에 이런 메시지를 던진 것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진전된 제안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바라면서도 일본 기업들에 피해자 배상을 요구한 한국 대법원 판결 때문에 “곤혹스럽다”고 밝혔던 것처럼 아직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일본과도 물밑 대화를 이어간다면 창의적 해법이 도출되지 말란 법도 없다. 임기를 1년 정도 남긴 문 대통령이 관계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만큼 지금보다 몇 배 더 노력해 반드시 임기 내 피해자도 수긍시키고, 일본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해자인 일본이 달라져야 한다. 자신의 책임은 방기한 채 마냥 한국 정부에 새 해법을 내놓으라고만 해선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특히 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 이어 3·1절 기념사에서도 이렇게까지 강하게 관계 개선을 제안했는데, 상식이 있는 일본 지도자라면 이에 호응하는 게 도리다. 함께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해법이, 더 빨리 도출될 것임은 자명할 테다. 해법을 찾아내려면 일본이 피해자의 입장을 더 헤아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과거사와 관련해 사과할 만큼 했다지만 피해자가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 얼마 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태평양전쟁 중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했던 것에 대해 이전 대통령들에 이어 또 사과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일 것이다. 일본이 이제라도 인류보편적 규범에 바탕해 과거사 해결을 위한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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