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檢수사권 박탈은 법치 말살… 국민께서 지켜봐 달라”

“檢 영향력 문제라면 조직 분리를… 수사·기소 분리 받아들일 수 없다”

최종학 선임기자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여권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을 권력형 비리와 민생 피해를 부르는 ‘법치 말살’로 규정했다. 윤 총장은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윤 총장이 ‘검수완박’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대담 인터뷰에 응한 것 자체가 그의 검사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윤 총장은 “공직자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총장실 대담과 통화 등을 통해 이어진 인터뷰에서 “20년 넘게 권력 비리 수사에 몸담았기에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문민정부 이후의 민주주의 발전은 곧 법치주의의 발전이며, 검찰의 권력형 비리 및 대형 경제범죄 수사가 이에 분명히 기여했다는 반론이었다. 윤 총장은 본인이 직접 수사한 대선자금 사건, 대기업 비자금 사건,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국정농단 사건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 사건들이 ‘수사 따로 기소 따로 재판 따로’였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수사권 폐지를 거론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흐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 직접수사 범위가 ‘반드시 필요한 범위’로 국한된 지는 2개월이 흘렀다. 경찰이 직접 거악을 척결한 사례도 아직 쌓이지 못했다. 윤 총장은 “검찰 수사 없이도 경찰이 충분히 수사할 수 있다거나, 검찰이 개입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실증적 결과가 제시되려면 충분한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권한이 아닌 국민 권익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영향력이 커서 문제라면, 오히려 소추기관을 쪼개 독립된 검찰청들을 만들라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검찰총장 지휘 밖에 반부패검찰청 금융범죄검찰청 마약범죄검찰청 등을 두는 식으로 검찰 조직을 분리할지언정,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방식은 반부패 역량을 떨어뜨리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때문에 이러한 입법이 추진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의미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검사 인생에서 많은 좌천과 징계를 겪었지만 이는 개인의 불이익이었을 뿐, 검찰 폐지라는 이번 일만큼 엄중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론에 호소할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께서 관심의 여유가 없으시겠지만,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