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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파인애플 챌린지

손병호 논설위원


못마땅한 나라가 있으면 무역 보복으로 응징하는 중국의 고질병이 또 도진 모양이다. 중국이 지난 1일부터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중단했다. 벌레가 나와 취한 조치라지만, 실제로는 대만 집권당의 지지기반인 농민들에게 타격을 줘 차이잉원 총통을 흔들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많다. 대만에서 생산되는 전체 파인애플의 12%가 수출되는데, 이 중 97%가 중국으로 팔리고 있다. 그런데 매번 성공했던 중국의 보복 작전이 이번에는 엄청난 암초를 만났다고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금 대만에선 중국에 맞서 ‘파인애플 많이 먹기’ 챌린지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차이 총통과 관리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파인애플을 먹는 장면을 앞다퉈 SNS에 올리고 있다. 한 밴드는 파인애플을 많이 먹자는 노래를 만들었고, 기업들도 파인애플 대량 구매에 나섰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의 보복으로 인한 타격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의 무역 보복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중국 인권운동가 류사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자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했었다. 지난해 호주 총리가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을 조사해야 한다고 발언했을 땐 호주산 와인, 밀을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또 화웨이 관련 재판 문제로 캐나다와 갈등을 빚자 캐나다산 목재, 육류에 대해 금수령을 내렸었다. 사드 도입을 이유로 중국인의 한국여행을 금지한 것도 마찬가지 사례다.

대만처럼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맞대응 소비촉진’ 운동을 펼친다면 중국이 앞으로는 무역 보복의 칼날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할 것이다. 특히 외국과 연대해 국제적인 소비 운동으로 맞선다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실제 중국의 호주산 와인 수입 금지에 맞서 지난 연말 미국과 유럽에서 호주산 와인 마시기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사드 보복 때 우리도 국내 여행 촉진 운동, 명동 상권 살리기 운동 등을 전개했더라면 관련 업계의 타격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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