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포 같은 소그룹 모임… 원천 봉쇄로 ‘풀뿌리 교제’ 끊겨

[소그룹이 죽어간다] <상> 코로나 여파… 중단 장기화

경기도 수원 예수마을셀교회 청년들이 2019년 소그룹 모임을 갖고 있다. 국민일보DB

서울 종로구 A교회 박모 부목사는 2일 “교회 소그룹 모임 봉쇄에 5인 이상 집합 금지까지 더해지면서 소그룹 모임을 할 수 없는 교회들이 가사(假死) 상태에 놓였다”며 “예배 외에는 모일 수 없으니 목회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 심방이 주요 업무인 목사들이 전화기만 붙들고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목사와 교인 모두 지쳤다. 어떻게든 교인과 접점을 넓히려 하지만 쉽지 않다”며 한숨지었다. 이어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앞선 두 조치가 해제되는 게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어서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세로 교회 소그룹 모임 금지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지속되면서 소그룹 사역이 중심이던 교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교회들은 ‘교회발 확진’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4명 이하의 교인이 만나는 것도 아예 막고 있다.

교회가 몸이라면 소그룹은 세포와 같다. 교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셈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소그룹 사역의 모범을 보였다. 3년 공생애 기간 예수는 제자 12명을 양육하는 사역에 집중했다.

소그룹에 대한 교인들의 의존도도 높다. 지난해 10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0%가 ‘소그룹 구성원과 섬김과 교제가 개인 신앙 유지에 도움 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대면 목회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줌이나 구글미트 등 화상회의가 가능한 플랫폼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소그룹 모임에선 한계가 있다.

서울 강서구 B교회 이모 부목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줌을 활용한 소그룹 온라인 만남을 수시로 진행했다”면서 “하지만 집합 금지가 길어지면서 줌에 접속한 교인들도 멀뚱멀뚱 쳐다만 보지 말을 하지 않는다. 목사가 ‘원맨쇼’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안 하는 것보다 좋겠다 싶어 온라인 만남을 시도하지만, 솔직히 교인들의 호응은 저조하다”면서 “교인들이 방치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직접 만나 밥 먹고 친교하며 공동체의식을 쌓는 시간이 없이 온라인에서만 만나니 서로 서먹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새신자 관리 시스템도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전북 익산 C교회 안모 목사는 “평소 친분이 있던 교인들도 교류를 못하는데 새신자를 온라인으로 양육해 교회에 정착시킨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 “만나거나 모일 수 없으니 지난해 교회에 등록한 새신자들이 모래처럼 흩어졌다”고 밝혔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교회의 근간인 소그룹은 그동안 교인들이 참여하고 소통하며 적극적인 신앙 활동의 장으로 활용됐다”면서 “대학·청년부는 물론이고 교회의 모든 부서와 사역이 소그룹 모임 금지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교회 공동체에 균열이 생기면서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며 “이미 대안을 마련한 교회의 사례를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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